우리나라 작가들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최근 출간된 한영희씨의 문인사진집 ‘作家(작가)-일흔일곱의 풍경’(열화당)이 좋은 예가 될 듯하다. 한씨는 30년 경력의 일간지 사진기자로 취재하면서 만났던 우리시대 대표 작가 77명의 맨얼굴을 흑백필름 위에 고정시켰다.
여기 실린 159컷의 흑백사진은 글로 보여줬던 작가의 내면 풍경을 명사수처럼 잡아낸 것들이다.
사망의 여행자처럼 스산한 느낌의 소설가 이제하나 놀란 소녀마냥 잔주름 가득한 두 손을 입에댄 소설가 박경리, 파안대소하는 시인 고은의 모습은 그들의 작품과 닮았다.
글로써 구도(求道)하는 소설가 김성동씨가 집필전 창가에 모신 불상 앞에서 예불드리는 장면은 경건함을, 섬진강 시인 김용택씨가 마암분교에서 제자들 지도에 골똘한 모습은 잔잔한 웃음을 자아낸다.
시인 황지우씨(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머리말에서 이 책을 일러 “우리시대 작가의 ‘피땀이 찍힌’ 얼굴”이라고 평했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은 22일부터 내달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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