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비상하는 전희철!"

  • 입력 2001년 11월 16일 17시 40분


"원조 파워 포워드 전희철! 그의 비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데..."

한국 농구의 파워포워드를 대표하는 전희철(동양.198cm)이 드디어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고려대 시절 3점슛과 골밑 플레이가 가능한 만능 플레이어로 한국 농구를 이끌어 왔던 전희철은 동양으로 입단하면서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4년간 18.6점의 평균 득점을 올리며 그런대로 활약하는 듯 했으나 팀 성적이 바닥에서 노는 바람에 ‘에어본’의 위력을 전혀 느끼질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시즌 들어 전희철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간 골치를 썩혀왔던 두 명의 용병은 마르커스 힉스, 라이언 페리맨이 가세하면서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 탄탄한 모습을 갖췄다.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 적당한 선수를 찾지 못했던 포인트 가드에 김승현이라는 걸출한 신인이 제몫을 해주고 있다.

이들 세명의 활약이 뛰어나다보니 자연스럽게 전희철의 활약도는 떨어지게 마련.

초보 농구팬들은 전희철의 모습을 보고 실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예전과 같은 득점력을 선보이지도 못하고 시원스런 덩크도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구팬들은 전희철의 새로운 비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동양이 하위권에 머물렀던 이유는 전희철과 김병철로 대표되는 팀 분위기때문이었다.

경기 도중 전희철이 볼을 잡으면 자신이 결정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홀로 플레이를 자주 선보였다.

득점이야 많아졌겠지만 다른 선수들은 공격에 가담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팀웍이 깨지면서 만년 꼴지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동기생인 김병철 역시 라이벌인 전희철에게 뒤지기 싫은 마음에 단독 플레이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김병철은 포인트 가드보다는 슈팅 가드가 체질인지라 팀 운영보다는 개인적인 득점에 관심을 갖다보니 팀플레이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듯 전희철과 김병철의 개인플레이가 지난 시즌까지 동양이 보여준 최대의 플레이였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언급한대로 쓸만한 용병과 똘똘한 신인 가드로 인해 상대팀의 관심사가 이들에게 쏠리고 있다.

예전처럼 동양을 만나면 전희철과 김병철만 막으면 승리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자연스레 상대팀의 견제가 분산되고 전희철 역시 굳이 득점에 집착하지 않아도 팀이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부담감없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전희철이 부활하여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근거다.

사실 뒤돌아보면 전희철을 시작으로 2m대의 장신 포워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신인왕을 수상한 이규섭(삼성), 올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송영진(LG) 등 3점슛과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는 한국 농구의 중심들이 전희철의 영향을 받았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래도 역시 원조가 짱!

‘에어본’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고탄력의 덩크슛과 타점높은 3점슛.

이제야 비로소 전희철이 팬들의 기대에 걸맞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전희철의 비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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