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당뇨를 이기자]30대이후 '뱃살관리' 신경써야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6시 46분


‘당뇨병, 서양은 주춤한 반면 한국은 급증.’

서구 각국의 인구 중 당뇨병 환자 비율은 영국 3∼4%, 독일 4∼5%, 미국 5∼8% 등으로 몇 십년간 큰 변동이 없다. 그러나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70년대 1% 미만에서 현재 10%에 육박하고 있다.

의학계는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당뇨병에 취약해 비교적 경미한 비만이나 스트레스에도 당뇨병이 발병할 수 있는데다 최근 식생활 서구화 등으로 인해 당뇨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키와 몸무게는 알아도 혈당치는 모르고 있다. 또 당뇨병에 대해 무관심한 편이어서 제대로 치료받는 사람은 환자 중 10%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당뇨병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고 발병해도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당뇨병의 진단〓당뇨병 환자의 전형적 증세는 다뇨(多尿) 다음(多飮) 다식(多食) 등 ‘3다 현상’.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식후 피로감 등 경미한 증세만 있고 전형적인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병을 키우게 된다.

당뇨병을 조기 진단하는 확실한 방법은 혈당 측정이다. 소변 검사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발병 여부를 알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상인은 아침 공복 때 혈당치가 80∼110㎎/㎗ 범위다. 공복 혈당치는 젊을수록 낮고 나이가 들수록 110㎎/㎗에 가까워진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르면 공복시 혈당이 126㎎/㎗ 이상이고, 75g 짜리 경구(經口) 포도당을 섭취하고 2시간 뒤 혈당이 200㎎/㎗ 이상으로 나오면 당뇨병으로 분류된다. 최근 아시아에서는 포도당 섭취 후 혈당에 상관없이 공복 혈당 116㎎/㎗ 이상을 당뇨병으로 규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의 진단 기준으로 보면 정상도, 당뇨병도 아닌 ‘빈 틈’이 있다.

즉 공복 혈당이 110∼126㎎/㎗인 ‘공복 혈당 장애(IFG)’와 75g 짜리 경구 포도당 섭취 2시간 뒤 혈당이 140∼200㎎/㎗인 ‘내당능(耐糖能) 장애(IGT)’가 ‘빈 틈’인데 이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할까?

최근 연구 결과 이때부터 당뇨병의 각종 합병증이 진행되기 시작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으므로 IFG 또는 IGT라고 진단받으면 적극적인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을 실시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약도 먹어야 한다.

▼당뇨병의 진단기준▼

 공복시 혈당식후 2시간
정상110미만140미만
공복혈당장애110∼126140미만
내당능장애126미만140∼200
당뇨별126이상200이상

▽진단 기준〓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다면 20세 이상, 체질량지수로 비만이거나 복부비만일 때에는 30세 이상, 두 가지에 해당되지 않아도 40세 이상이면 1년에 최소 한 번 혈당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고혈압이 있거나 △스테로이드 호르몬이나 피임약을 오래 복용한 사람 △임신 중 혈당이 높이 올라갔든지 △몸무게 4㎏ 이상의 거대아를 분만한 경험이 있는 여성 △중성지방이 250㎎/㎗ 이상인 사람 △뇌중풍 심장병 등의 병력이 있는 사람은 꼭 연간 1회 이상 혈당 검사를 받아야 한다.한편 올 8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당뇨병 위험 요인이 있다면 30세 이상에서 최소 연간 1회 혈당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비만 이기면 당뇨병도 이긴다〓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뱃속에 지방이 많아지면서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생기는 ‘2형 당뇨병’이 대부분이다. 서양에서는 몸 전체가 뚱뚱한 비만인에게서 당뇨병 환자가 많이 나타나는 반면 한국인은 팔 다리는 가늘고 배만 불룩한 ‘거미형 인간’에게서 비만이 많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30대 이후에는 비만 관리에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특히 배가 불룩하더라도 뱃살을 만져서 두께가 얇은 경우가 두꺼운 것보다 더 해롭고 배꼽 위에서 명치까지가 불룩 튀어나온 경우가 배꼽 아래가 볼록 튀어 나온 것보다 더 나쁘다.

비만으로 여겨지면 빨리걷기, 등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이들 운동은 몸속의 지방을 분해시켜 배출시키는 유산소 운동이며 다리 근육도 강화시킨다. 근육이 강화되면 몸의 구석구석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게 돼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

밤 9시 이후 식사나 단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담배는 뱃속을 기름지게 만들므로 끊는 것이 좋다.

(도움말〓가톨릭대 의대 강남성모병원 내과 손호영 교수)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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