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당뇨를 이기자]당뇨병 최신치료법 어떤게 있나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6시 46분


“당뇨병은 치료가 안 되고 상태가 조금씩 나빠지기만 한다던데….”

당뇨병 환자 중에 이렇게 여기고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사실 10여년 전까지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수많은 의사들이 “의학 교과서에 따라 충실히 치료했는데 왜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느냐”고 낙담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 당뇨병 치료 분야는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환자가 의사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치료받으면 심신이 황폐해질 위험은 거의 없다. 또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받아 혈당치를 정상으로 되돌린 환자도 적지 않다. 당뇨병은 이자의 소도(小島)세포에서 인슐린을 제대로 분비하지 못하는 ‘1형’과 인슐린이 분비는 되지만 제 기능을 못해 생기는 ‘2형’으로 구분된다. 치료법은 병의 종류, 환자의 증세와 체질 등에 따라서 다르다.

▽먹는 치료제〓2형 당뇨병은 초기에 식사 및 운동요법으로 치료하지만 두 달 이상 혈당치에 변화가 없다면 다른 치료법을 써야 한다.

먹는 약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 가지만 먹거나 두세 가지의 약을 섞어서 먹을 수 있고 인슐린 요법과 병행하기도 한다. 두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경구(經口)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을 주사로 보충하는 ‘인슐린 요법’을 병행하면 상승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먹는 약에는 △이자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을 낮추는 ‘설폰 요소제’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감소시키며 인슐린이 세포로 포도당을 옮기는 능력을 강화시키는 ‘바이구아나이드계 약물’ △장내에서 복합 탄수화물의 분해를 감소시켜 포도당의 흡수를 지연시켜 식사 뒤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알파 글루코시다제 억제제’ △간이나 말초 조직에서 인슐린의 작용을 강화해 지속적으로 혈당을 떨어뜨리는 글리타존 계열 약물(TZD) 등이 있다.

설폰 요소제로는 한독-아벤티스의 아마릴이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으며 하루 1회 복용이 가능하다.

또 일동제약의 파스틱정은 설폰 요소제와 같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지만 작용이 급속도로 이뤄져 특히 식사습관이 불규칙한 환자에게 좋은 약이다.

특히 99년 미국에서 TZD 계열의 약으로 처음 선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사의 아반디아는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100만명 이상의 환자에게 처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인슐린 주사요법〓1형 당뇨병은 처음부터 인슐린 요법을 써야 한다. 또 먹는 약으로 조절이 안 되는 경우나 △급만성 합병증이 온 환자 △다른 질환이나 수술 등으로 몸이 허약한 경우 △임신 또는 수유중인 환자 등은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인슐린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나 돼지의 이자에서 추출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유전공학을 이용해 사람의 인슐린을 대량생산해 쓰고 있다.

순도와 효능도 과거 인슐린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다.

90년대 후반부터는 인슐린의 단백질 분자 순서를 조작해서 작용 시간과 효능이 조금씩 다른 각종 인슐린이 나왔다.

인슐린에는 효능이 지속되는 시간별로 △15분 안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6∼12시간에 효과가 최대에 이르는 ‘속효형’ △효과가 36시간 이상 이어지는 ‘지속형’ △30∼60분 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6∼12시간에 최대에 이르는 ‘중간형’ △속효형과 지속형을 섞은 ‘혼합형’ 등이 있으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써야 한다.

최근에는 통증이 거의 없는 펜(Pen) 모양의 주사제가 개발돼 있고 내년 초 주사침이 없이 공기 압력으로 약물을 주입하는 ‘무통 주사기’도 국내에 도입된다. 또 코로 흡입하는 인슐린제제가 개발돼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인슐린 펌프〓환자가 혈당을 측정해서 입력하면 이 수치에 따라 미리 계산된 방법으로 인슐린이 저절로 체내에 계속 투여되도록 하는 기기다.

즉 평소 적은 양의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체내에 투여하며 식사 직전 식사량에 맞추어 인슐린을 조절해 투여할 수 있으므로 혈당을 정상에 가깝게 조절할 수 있다.

근래에 나온 인슐린 펌프는 담뱃갑보다 작으며 배에 꽂는 주사바늘은 가늘고 작아서 통증이 거의 없으며 2, 3일에 한번 갈아주면 되므로 매일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80년 건국대 충주병원 최수봉 교수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된 국산 제품은 최근 서울대병원 이홍규 교수 등과 공동으로 개량해서 품질이 외제에 비해 손색이 없다.

▽이자 이식〓국내 병원에서도 약물요법이나 인슐린 치료법으로 치료되지 않는 환자에게 이자나 이자의 소도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법을 시도하고 있다.

둘 다 공여자가 적은 데다 면역억제제를 장기 사용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최근 서구에서는 면역 억제제를 쓰지 않는 이식 수술법이 개발 중이어서 당뇨병 환자에게도 밝은 전망을 주고 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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