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구직난 속에서도 벤처는 싫어요

  • 입력 2001년 11월 6일 16시 33분


사상 최대의 취업난 속에서도 구직자들은 벤처를 외면했다.

6일 오후 연세대 공학원 대강당에서 열린 대전 대덕밸리 13개 벤처기업 공동 채용설명회에는 10명도 채 안되는 학생들만이 참석해 벤처기업에 대한 구직자들의 싸늘한 시선을 실감케 했다.

국내 최초로 반도체 장비 관련 기술을 수출한 지니텍, 우리별 인공위성 카메라를 만든 한비전 등 대덕밸리 13개 업체들은 이날 ‘쓸만한 인재’ 를 찾기 위해 서울에서 설명회를 가졌다.

지방 중소업체들이 서울에서 직접 설명회를 갖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들 기업은 이번 행사를 통해 8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이처럼 벤처기업 채용설명회에 학생들의 관심이 적은 이유는 벤처에 대한 실망감이 팽배해져 있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연세대 백석준씨(26·기계전자공학부 4년)는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너무 적어 놀랐다” 며 “학생들은 불안정한 벤처기업보다는 취업이 어렵더라도 대기업을 고집하고 차선책으로 유학이나 외국의 어학연수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학교 서모씨(32·기계공학 석사과정)는 “학생들이 거리가 멀고 임금이 낮은 지방의 벤처기업 입사를 꺼리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벤처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도 학생들이 벤처기업 입사를 기피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설명회를 주관한 대덕넷㈜ 이석봉(李石鳳) 대표는 “구직자들이 취업난 속에서도 대기업만을 고집하고 지방의 중소기업은 외면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벤처기업들의 잇단 도산 등 벤처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지방 벤처기업들의 구인난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혁기자>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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