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반갑다, 조정장세"…증권가 "추가상승 한계"

  • 입력 2001년 10월 31일 18시 44분



“기다렸던 조정이 왔다.”

31일 종합주가지수는 30일의 급락세에서 벗어나 소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10월의 ‘단기 랠리’를 이끌어왔던 외국인이 이틀 연속 매도세를 보였고 기관과 개인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 조정이 진행되는 양상이다. 이날 하이닉스에 몰린 거래량 4억여주를 제외하면 거래소시장의 거래량은 2억주가량에 불과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한편으로는 반기는 분위기.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그렇지 않아도 쉬어가고 싶던 참에 미국증시 하락이라는 적절한 핑곗거리가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일은증권 이상준 연구원은 “시장이 기다려왔던 조정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연속 상승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추가상승의 한계에 부닥친 마당에 강보합권에서의 지지부진한 움직임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는 것.

그럴 바에야 외국인도 잠시 숨고르기를 할 수 있고 기관은 매수 타이밍을 노려볼 수 있도록 한번쯤 조정을 거치는 것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증권 전상필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올 연말까지를 대비한 포트폴리오 교체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잠시 쉬면서 미국시장 동향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관은 투신권의 경우 최근 540대에서 주식을 많이 내다 팔았기 때문에 530 전후는 매수를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전 연구원은 설명했다.

조정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지수조정과 기간조정이 함께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단 제2의 테러같은 초대형 돌발악재가 생기지 않는 한 지수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김세중 연구원은 “이번주에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음주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한국시장의 경우 최근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어 외국인이 금방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이달 중순까지는 지루한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수대는 500∼550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일은증권은 520∼550 정도를 축으로 하는 박스권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 이밖에 많은 전문가는 지수대가 아래로 밀린다면 520대에서 한 차례 지지 여부를 시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3.94포인트 오른 537.81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0.84포인트 올랐다. 이날 지수를 받쳐준 주인공은 기관. 삼성증권 김도현 연구원은 “일부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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