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부 性추문 잇달아…英 카디프교구 대주교 사임

  • 입력 2001년 10월 29일 19시 09분


유럽의 일부 가톨릭 신부들의 아동 성폭력 문제로 사제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프랑스에선 아동 성폭력을 저지른 신부의 고해성사를 듣고도 사법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주교가 유죄판결을 받았고, 영국에선 대주교가 교구내 신부들의 아동 성폭력 때문에 26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영국 카디프 교구의 존 워드 대주교(72)는 이날 대주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공보 담당이던 존 로이드 신부(사진)가 아동 성폭력을 저질렀음을 알면서도 눈감아 줬다는 의혹을 사왔다. 로이드 신부는 98년 체포돼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워드 대주교는 또 소년 성폭력 혐의로 소송 중이던 조지프 조던 신부가 98년 웨일스로 교구를 옮길 때 이 사실을 교황청의 인사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심도 받아왔다. 조던 신부는 9세 소년 2명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지난해 구속됐다. 이에 앞서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캉 법원은 9월 아동 성폭력을 저지른 르네 비세이 신부로부터 고해성사를 들은 피에르 피캉 주교(66)에게 집행유예 3개월의 유죄 판결을 내렸다. 프랑스에서 주교가 고해성사의 비밀을 엄수했다는 이유로 사법부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대혁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수년간 프랑스에서 같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성직자는 30여명. 이 중 11명은 징역형을 살고 있으며 아직도 19명의 성직자가 아동 성폭력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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