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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4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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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국회의원 총273명 가운데 이 세 곳에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한 숫자가 171명에 달한다는 것부터가 비정상적인 과열을 보여준다. 여야 공히 중앙당을 총동원해서 체면과 위신을 걸고 이기고 보자는 자세였다. 그렇게 승부에 매달리게 된 연유야 모르는 바 아니다. 내년의 지방자치 선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심 향배를 보여주는 것이라 해서 그렇게 사생결단하듯 나섰다.
그러나 여야가 중간평가니, 정권심판이니 의미를 부여하고 자존심 대결을 하는 자체가 정치권 내의 이해관계요, 그들간의 관심사일 것이다. 국민의 입장에서야 문제가 생겨 다시 하는 세 곳의 지역 선거를 조용하게 치르고, 여야 공히 민생을 걱정하고 돌보는 정치를 펴는 것을 바랄 뿐이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무참하게 일그러졌다. 국회 의사당안에서 본회의 발언 등으로 선거판을 겨냥한 엄호 지원 사격을 벌이는가 하면 선거운동 현장에서는 탈법 불법, 비방 폭력으로 처절한 백병전을 벌였다.
도대체 국민은 안중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정치를 비판하고 자제를 촉구해도 그들끼리의 저질 ‘하향평준화’ 경쟁은 막을 길이 없는 것인가. 그래도 체념할 수만은 없다. 이런 기이한 후진 정치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투표장에 가야 한다. 최선의 후보가 없으면 덜 나빠 보이는 차악(次惡)후보에게라도 표를 던져야 나쁜 정치가 개선될 가능성이 열린다. 당장은 정치의 품질을 바꿀 수 없으면 서서히 그 인적 구성이라도 바꾸어 가야 한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조직과 돈에 기대는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동원된 유권자가 뽑는 의원이 다시 국회를 채운다면 정치 발전은 요원한 얘기가 되고 만다. 정치를 손가락질하면서 한 표를 던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네 탓만 우기는 식의 어리석음이다. 정치의 품질은 적어도 내 한 표에서 비롯하는 것 아니겠는가. 오늘 선거에서 적어도 돈을 뿌린 후보는 찍지 말자. 그리고 비방이나 흑색선전에 앞장선 후보도 배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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