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대형우량주 블루칩, 중저가대형주 옐로칩…왜?

  • 입력 2001년 10월 22일 18시 53분


“블루칩이 무슨 뜻이야?”

“증시에서 대형우량주를 말하지.”

“왜 대형우량주를 파란 칩(blue chip)이라고 하지?”

증권가에는 색(色)과 관련한 이야기나 단어가 많다.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긴박한 곳인 만큼 사용되는 색도 파랑 빨강 노랑 검정 등 원색이 많다.

블루칩의 어원에 대해서는 △카지노장에서 가장 비싼 칩이 파란색이라는 것에서 유래됐다는 ‘카지노설(說)’과 △미국 소 품평회장에서 우량 판정을 받은 소는 파란 천을 둘렀다는 데서 유래됐다는 ‘소(牛)설’이 있다. 카지노에서 블루칩보다 싼 옐로(yellow)칩은 증시에서는 중저가 대형주를 의미한다.

그러나 레드(red)칩이나 블랙(black)칩은 카지노와 상관이 없다. 중국 관련주를 뜻하는 레드칩은 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두고 중국과 인연이 있는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며 나온 말. 이런 종목을 인공기 색깔에 빗대 레드칩으로 불렀다. 블랙칩은 탄광이나 석유 등 에너지 관련 종목.

국내 증시에서는 주가가 오르면 이를 빨간색 숫자와 화살표로 표시한다. 그러나 미국은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파란색이고 내리면 빨간색이다. 똑같은 빨간색을 보고 미국 언론은 “시세판에 유혈이 낭자하다”고 통탄하는 반면 국내 언론은 “증시가 단풍으로 물들었다”고 즐거워한다.

국내에서 빨간색을 주가 상승에 쓰는 이유에 대해 증권거래소조차 정확한 답을 하지 못한다. “빨간색이 정열적이고 또 불타오르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라는 추측과 “일본을 따라한 탓”이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차트 이론 중 일본에서 개발돼 국내에서도 널리 쓰이는 ‘사케타 전법’에서는 주가가 오르는 신호로 적삼병(赤三兵), 주가가 하락하는 신호로 흑(黑)삼병을 사용한다. 붉은 양봉이 3일 연속 나오면 적삼병인데, 반대로 푸른 음봉이 3일 연속 나오는 것은 청(靑)삼병이 아니라 흑삼병이다. 과거에는 주가 하락을 검정색으로 표시했기 때문.

흔히 대공황 때로 착각하기 쉬운 ‘블랙(black) 먼데이’는 1987년 10월19일 미국 증시가 대폭락한 날이다. 반면 더 무시무시하게 들리는 ‘레드(red) 먼데이’는 미국 증시가 월요일 붉은 전등을 켜며 개장하는 것에서 유래된 말로 ‘증시가 개장하는 월요일’의 별칭일 뿐이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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