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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0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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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교사들은 이날 전국 16개 시도지부별로 오전수업을 마치고 오후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자립형 사립고제, 교원 성과상여금제 등 정부의 시장논리에 따른 교육정책이 교육의 정상화를 해치고 있다며 철회를 촉구하고 앞으로 강력한 투쟁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어느 곳보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어야 할 교직사회가 모든 것을 힘으로 몰아붙이는 분위기가 된 것 같아 유감이다. 지난해는 투쟁을 한다며 집단휴가를 하더니 올해는 또 집단조퇴라니 선생님답지 않은 투쟁방식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교조는 수업시간이나 일정을 바꿔 수업결손이 없도록 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학교와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혼선도 없지 않았다.
평소 학생들에게 수업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온 교사들이 평일에 집단으로 조퇴를 하는 것은 모순이다. 학생들에게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교사들의 이러한 행동을 이해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물론 현정부의 교육정책에는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9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교사단체로서 당연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전교조의 입장은 경쟁원리를 무작정 배척하고 지나치게 교사 중심적인 것만 같아 안타깝다. 예를 들어 자립형 사립고제는 학교간 경쟁을 유발시켜 학교를 입시지옥화하고, 성과상여금제는 교사들간의 경쟁을 통해 교무실을 황폐화시킨다고 반대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원리 속에서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데 경쟁 없이 어떻게 교육발전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전교조의 주장은 모든 것을 현 상태로 두자는 현실 안주가 아닌지 묻고 싶다.
교육의 최우선 주체는 학생들이다. 우리 교육도 이제 교육 수요자인 학생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 그런데도 모든 것을 교사의 입장에서만 생각한다면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의 교육대생들이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를 초등교사로 임용하는 방안에 반대해 동맹휴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니다. 교사나 학생들은 그 같은 실력행사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더욱 꼬이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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