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韓美기업들 실적발표의 계절…"성장률에 주목"

  • 입력 2001년 10월 9일 18시 41분


우리나라와 미국의 증시 향방에 분기점이 될 3·4분기 실적발표 시즌(어닝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일단 양국 기업의 전반적인 실적 악화가 예상돼 미국의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보복공격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유지해온 주가가 지난 2분기 어닝시즌 때처럼 출렁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양국 기업들의 실적 바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여겨졌던 3·4분기 실적이 테러와 보복전쟁으로 얼룩져 ‘기업실적의 속내’를 읽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한미 주요기업 실적 발표 일정
일 시한 국미 국
10.9 모토로라
.10 야후
.11 쥬니퍼네트웍스
.12국민카드GE
.15휴맥스 
.16포항제철인텔
.17KTFAMD, 텍사스인스트루먼트
.18 마이크로소프트, 선마이크로
.20새롬기술 
.22삼성전자 
11월초SK텔레콤

미국의 CBS마켓워치닷컴은 어닝시즌을 앞두고 투자자 유의사항으로 “많은 기업이 실적 악화를 테러사태에 따른 결과로 돌릴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실적을 꼼꼼히 뜯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업 실적 뭘 봐야 하나〓전문가들은 전년 같은 기간 성장률보다는 전기 대비, 즉 2·4분기 대비 성장률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전분기 대비 매출액 및 이익 성장률이 2·4분기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면 바닥 탈출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는 것.

코스닥증권시장 전진수 대리는 “하지만 연말 결산시점을 앞두고 통상 3·4분기가 실적을 부풀리는 시기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전반적인 업종 상황이 좋지 않은데 유독 실적이 호전된 기업은 한번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A기업은 개발비 1조여원을 자산으로 분류했지만 B기업은 대부분 비용처리를 했다. 개발비를 자산으로 분류한 기업의 이익은 증가하지만 언젠가는 비용으로 떨어야 할 부분이다. “한마디로 이익의 질(質)이 다른 것”이라는 게 전 대리의 설명이다.

교보증권 주이환 책임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안 좋다는 것은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3·4분기 실적을 참고하되 투자 결정은 함께 언급되는 4·4분기 전망을 근거로 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기업 실적전망〓어닝시즌 때 주식 투자의 또 하나의 유의점은 미국 유사업종의 실적 발표를 투자에 참고하는 것. 미국 유사업종의 실적에 따라 국내 기업의 주가의 희비가 갈리기 때문. 미국은 현지 시간으로 9일부터 모토로라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진다. 정보기술(IT) 업종 등 전반적인 업종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금융과 의약업종 및 방산업종 정도만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2일 기업설명회를 갖는 삼성전자의 3·4분기 적자가 기정사실화되면서 IT업종의 실적은 부진한 반면 현대기아자동차와 은행업종의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동양증권 박재훈 차장은 “2·4분기 실적 때는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폭락했지만 이번에는 더 악화된 실적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등 세계 각국의 강력한 경기부양조치로 실적 악화가 희석되면서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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