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식지않는 택지개발 열풍

  • 입력 2001년 10월 7일 18시 51분



《‘또 하나의 신도시인가 난개발의 표상인가.’‘난개발’ 비판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도 택지개발 열풍이 뜨거운 수지읍, 구성읍, 기흥읍 등 경기 용인시 서북지역 인구가 수년 내 분당 일산 등 수도권 대표 신도시를 크게 앞지를 전망이다.

도시 전체를 같은 생활권으로 묶어 계획한 분당 일산과 달리 용인 서북지역은 단일한 도시계획에 따라 개발되지 않아 난개발 지적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 예정된 아파트 건설과 건축허가 건수 등을 보면 2004년 용인 수지읍, 구성읍, 기흥읍의 인구가 43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또 하나의 신도시’가 들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도로와 전철 확충, 하수처리장 등 기본적인 도시 기반시설 확충은 인구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현황 및 예상〓용인시 8개 읍면 중 개발이 집중되고 있는 수지읍, 구성읍, 기흥읍의 현재 인구는 각각 14만3000명과 3만8000명, 7만3000명이다. 경기도와 용인시에 따르면 용인 8개 읍면에 99년부터 올해 연말까지 1만2646가구가 들어서지만 내년 3만8191가구가 늘어나는 것을 시작으로 2004년까지 모두 6만4497가구가 또 생기게 된다. 이들 3개 읍에는 용인 전체 증가분의 80%가 넘는 5만7200여가구가 새로 입주하게 된다.

가구당 평균 인구를 3.1명으로 보면 3개 읍에는 17만7000여명이 늘게 돼 2004년 인구는 43만명을 넘어서게 된다. 개발이 마무리된 분당(39만명) 일산 신도시(27만명) 인구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

▽실태〓용인시는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학교난이 가장 심하다. 학급별 평균 인원을 맞추려면 초등학교 43개교, 중학교 19개교, 고등학교 4개교 등 모두 66개 학교가 더 있어야 한다. 올해 개교한 수지읍 동천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주변이 공사장으로 둘러싸여 있는데도 인도조차 없어 사고위험이 높다”며 아이들의 등교에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수지읍을 지나는 6차선 도로는 서울 진입 입구인 풍덕천에서 차선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출퇴근 시간대마다 수백m씩 꼬리를 문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풍덕천으로 빠지지 않고 분당 도시고속화 도로를 이용해 서울로 가려는 구성읍 일대 차량이 몰리는 죽전 의류상가 앞 고가도로도 언제나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어려운 기반시설 확충〓용인시는 분당 백궁역∼양재∼강남을 잇는 신분당선을 수지 1, 2지구에서 상현리∼경기대∼수원 화서역까지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성남시는 용인주민들이 성남의 도로 등 기반시설을 사용해 불편을 주고 있는데 전철까지 용인시가 ‘무임승차’하려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수지를 중심으로 인구가 급증하자 용인시는 수지읍 죽전리 일대 13만7000여㎡ 부지에 하루 15만t 처리가 가능한 하수처리장을 세우기로 했지만 완공목표 시점이 2005년이다. 그나마 인근 주민들이 주거환경 악화를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어 착공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대책〓경기도 교육청은 2004년까지 택지개발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학교를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민간이 주도하는 택지개발이 많은 용인에서는 학교부지를 마련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 계획대로 학교난이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성남시가 성남발전연구소에 의뢰해 작성한 성남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따르면 2006년까지 분당∼의왕 고속화도로가 완공되더라도 수지∼판교, 경부고속도로 판교∼양재 등 주변도로 여건이 좋아지지 않지만 2006년까지 신분당선이 조기 개통된다면 지적된 체증 구간의 도로 사정이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됐다.

건교부와 토지공사 등 관계기관들은 풍덕천 일대 교통난 해소를 위해 2007년까지 준공하려던 9개 노선 12개 도로 완공을 2004년까지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수지를 비롯한 용인 서북지역 인구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데 비해 기반시설 구축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시설을 확충하고 있으나 주민반대나 민간개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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