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 "포스트시즌 전면 거부"

  • 입력 2001년 10월 4일 18시 32분


선수협소속 선수들이 4일 오후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트시즌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다
선수협소속 선수들이 4일 오후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트시즌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7일부터 열리는 2001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선수협은 4일 홀리데이 인 서울 호텔에서 각 구단별 5명의 대의원으로 구성되는 대의원총회를 열고 참석 47명 중 찬성 43표, 반대 4표로 포스트시즌 일정 전면거부안을 가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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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성 선수협 회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내년부터 용병을 3명에서 2명으로 줄이기로 선수협과 합의하고도 이를 뒤엎는 등 올 초 문화관광부에서 합의한 내용들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KBO 이사회가 번번이 합의사항을 깨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우리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선수들은 포스트시즌을 보이콧한다”고 발표했다.

선수협이 말하는 ‘요구사항’은 현행 ‘3명 보유, 2명 출전’으로 돼 있는 외국인 선수규정을 내년부터는 ‘2명 보유, 2명 출전’으로 줄이라는 것이다. 이는 7월16일 대전 유성에서 열린 선수협 총회에서 KBO 이사회에 촉구한 내용이다. 하지만 9월 열린 KBO이사회에선 단장단의 건의를 무시하고 현행제도를 내년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었다.

선수협은 용병수를 줄여야 하는 이유로 관중증대 효과가 없고 외화를 낭비하는 데다 지나친 처우로 국내 선수들과의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용병의 증가로 아마야구의 저변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해 전국 총120개의 초등학교팀 중 80개팀이 15명 미만이며 선수가 10명도 안 되는 28개팀은 해체일보직전이라고 주장했다.

선수협은 이날 모임을 마친 뒤 KBO를 방문해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나 각 구단과 KBO도 강력하게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프로야구 20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못하는 파행이 우려된다.

KBO 이상국 사무총장은 “선수들이 직업정신을 망각한 것 같다”며 “구단이 경기를 구걸할 순 없으며 이사회에서도 절대 타협을 안 할 것”이라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두산 강건구 사장은 “올 초 문화관광부에서 타협할 때 송진우 전임회장이 관중 600만명 시대가 될 때까진 선수협이 집단행동을 자제하기로 약속했었다”며 반발했다.

한편 향후일정에 대해 선수협은 일단 선수들이 팀으로 복귀해 훈련을 계속하며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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