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산 마운드 쾌청…싱싱한 어깨들 속속 복귀

  • 입력 2001년 9월 28일 18시 46분


올 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투수성적엔 정말 불가사의한 점이 많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달랑 한명, 중간계투 이혜천이 유일하다. 게다가 선발투수는 물론이고 전체 투수진을 통틀어도 10승을 거둔 투수는 아무도 없다. 이혜천과 마무리 진필중이 9승씩을 기록했을 뿐이다. 8개구단 중 10승투수가 없는 팀은 두산과 한화.

그럼에도 두산은 삼성, 현대에 이어 일찌감치 3위자리를 굳혔다. 이는 팀타율 3위(0.276) 팀타점 2위(673점)의 방망이 덕분이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투수력이 약한 두산이 한국시리즈에까지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최근 1군 마운드에 차례로 복귀한 ‘삼총사’는 두산팬들에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박명환(24) 구자운(21) 이경필(27). 이들은 젊은 데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로 두산측에서 보면 미래의 ‘대들보’들이다. 하지만 올 시즌 부상이 이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150㎞에 가까운 싱싱한 볼을 뿌리는 박명환은 시즌초 선발로 활약하다 지난해 다친 어깨의 통증이 도지는 바람에 2군으로 ‘잠수’했었다. 선발요원 구자운 역시 올 시즌 초반 어깨부상으로 시름시름 앓았고 지난해 2월 팔꿈치 인대이식수술을 받았던 이경필은 1년간의 재활훈련 끝에 2군에서 컨디션을 다듬었다.

9월초 1군에 합류한 이들은 27일 잠실 현대전에선 나란히 등판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선발로 등판한 구자운은 5이닝 동안 6안타 3실점 승리로 무난히 제 몫을 해내 코칭스태프를 들뜨게 하고 있다. 최일언 투수코치는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포스트시즌에선 충분히 선발로 활용할 만하다”고 밝혔다.

구자운은 8일 복귀 이후 가장 많은 88개의 투구 후에도 특별한 어깨통증을 느끼지 않아 일단 ‘부상후유증’에서 해방된 상태.

올 시즌 4경기째 등판한 이경필은 아직 팀전력으로 보긴 힘들다. 다친 팔꿈치에 대한 부담으로 많은 투구이닝을 소화할 수 없는 데다 투구스피드도 140㎞를 넘지 못하기 때문. 하지만 나이에 비해 워낙 노력한 선수라 1, 2이닝 정도의 중간계투는 해낼 능력이 있다.

지난해에도 어깨부상이었다가 가을에 돌아와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한 박명환은 올해도 어깨통증에 시달렸으나 시즌 막바지에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

투수력 빈곤을 절감하고 있는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이들의 역할에 따라 성적이 좌우될 전망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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