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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9월 27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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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27일 긴급 본부장급 회의를 소집하고 “경제상황이 어느 때보다도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야 할 것”이라며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됐던 부문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라”고 지시했다.
정 회장은 이날 “이번 추석연휴 기간에도 3개조로 비상체제를 가동해 연휴에도 업무흐름이 이어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해외지사망을 포함해 완벽한 비상연락망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정 회장은 “미국의 보복공습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해 조직개편의 폭이 커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에서는 추석연휴 이후 상당 폭의 조직개편 작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초 내년도 경영계획수립에 착수했던 현대차는 미국 테러참사 직후 작업을 중단한 채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현대차는 특히 테러사태의 여파로 미국의 자동차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 긴축경영의 고삐를 더욱 죈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재경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유동성 추가 확보’방안에 나서는 한편 미국의 통상마찰 강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도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 해외영업 관계자는 “미국의 테러사태보다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자동차 판매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의 자동차 판매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전쟁위기 고조로 인해 내년 세계 자동차수요가 최소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