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국민주택기금 방만 운영…부도 사업장 대출 3조 육박

  • 입력 2001년 9월 26일 18시 47분


국민주택기금이 방만하게 운영되면서 부도사업장에 대출된 기금이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금을 받은 뒤 고의 부도를 낸 액수도 28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건설교통부의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국민주택기금의 부실운영을 집중 추궁했다.

민주당 송훈석 의원은 “부도 사업장에 대출된 기금이 2조9246억원이며 입주 지연 등 피해를 본 가구가 21만5372가구에 이른다”며 “부실한 대출심사와 무책임한 위탁관리 탓에 기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홍일 의원도 “건설 실적이 없는 유령회사를 만들어도 대출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허점이 있다”며 “업체들이 착공신고만 내면 대출액의 40%를 선급금으로 지급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업체가 공사 선급금으로 국민주택기금을 대출 받은 후 고의부도를 내고 횡령한 금액만 286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윤한도 의원은 “올 상반기 현재 국민주택기금을 결산한 결과 당기순손실이 8754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민주택기금의 파행적인 운영을 즉각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이희규 의원은 “건설교통부가 42조원을 주택은행에 위탁해놓고 그동안 한번도 감사를 하지 않아 기금 낭비를 방조했다”며 “기금 운영방식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주택기금 손실 현황
내용금액
공사 중단 부실 채권(2001년 7월 기준)7576억원
2001년 신용불량업체신규 기금 대출4932억원
개인 신용불량자 기금 대출5981억원
경매진행 사업장에 묶인 기금547억3900만원
2001년 상반기 당기순손실8754억원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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