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블랙박스]女탤런트-男매니저, 그 오묘한 관계

지난주 연예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탤런트 이태란 사건은 그녀가 수년간 같이 일해왔던 매니저와 사실은 애인관계였으며, 매니저로부터 돈을 갈취 당했고, 두 사람의 성관계를 찍은 비디오를 미끼로 협박당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문제의 그 매니저는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고 두 사람 사이에 섹스비디오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피해자인 이태란만 자신의 은밀한 사생활을 드러내고 만 꼴이 되었다.

이처럼 간혹 불거져 나오는 여자 연기자와 매니저 사이의 관계가 세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니저는 소속 연기자가 ‘뜨도록’ 하기 위해 백방으로 애를 쓴다. 사실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일념만으로 그럴 수는 없고, 자신의 연기자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어야만 헌신적인 노력이 가능할 것이다.

여자 연기자도 대부분의 일들을 매니저와 상의하는 것은 물론, 문제가 생기면 늘 매니저가 해결 해주다보니 자연스레 매니저에게 의존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애정이 자칫 이성간의 감정으로 발전되다보면 좋은 결실을 맺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이태란의 경우처럼 최악의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탤런트 A양의 경우는 매니저가 그녀의 스타 만들기에 전력하다가 그만 사랑에 빠져버린 케이스. 그러다 보니 그녀가 상대 남자배우와 밤에 술이라도 한 잔 하게 되면 매니저는 극도로 예민해지곤 했다. 아무튼 그는 오로지 그녀의 성공을 위해 매진했고 이로 인해 이혼 당하기도 했다.

또 다른 탤런트 B양의 경우, 그녀를 발굴한 매니저와 연인관계였기에 매일 그의 사무실에 출근해 일했고 매니저는 그녀에게 손수 운전도 가르쳐 주는 등 정성을 다해 그녀를 스타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뜬 후에 그녀가 다른 회사로 가버리자 심한 배신감에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진실의 매니저였던 B씨는 그녀와 애인관계는 아니었지만 언제 어디서나 최진실이 술을 몇 잔 마시는 지까지 체크하고 있다가 본인의 주량을 넘어서면 달려가 술잔을 뺏을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했다.

탤런트 하지원의 매니저였던 J씨도 주변 사람들이 그가 하지원의 애인으로 오해 할 정도였다. 준비된 연기자가 되라며 승마 골프 등을 가르쳤고 하지원은 그런 매니저의 ‘통제’를 잘 따랐다. 이렇게 한동안 연예계에서는 두 사람에 대한 칭송이 자자했지만 얼마 전 두 사람은 결별을 선언하고 서로를 고소하기에 이르렀으니,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갈등이 있었나 보다.

이처럼 매니저와 스타가 희로애락을 같이 하다보면 서로 정 들고 좋아질 수도 있다. 그래서 염문을 뿌리기도 하고, 가수 양수경이나 장혜진처럼 매니저와 아예 결혼에 성공해 행복하게 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연인관계였던 매니저와 연예인이 애정이 식어버리면 더 이상 같이 일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가급적 매니저와 연예인은 ‘남녀 관계’로 얽히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서 연예인 딸을 둔 부모님 중 상당수는 아예 여자 매니저를 선호하고, 잘 생긴 총각 매니저보다는 차라리 나이가 지긋한 사람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

전도연 김혜수 김하늘 손예진 등은 매니저가 여자라서 이런 걱정에서 자유롭고, 고소영의 경우는 매니저가 건장한 총각이지만 아예 그녀를 ‘마님’으로 부르며 사적인 감정이 들 수 없는 형식을 갖춰버렸기에 안전한 것 같다.

김영찬<시나리오 작가> nkjak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