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원화-엔화 동조현상 무너져

  • 입력 2001년 9월 21일 18시 47분


올해 2월부터 쌍둥이처럼 움직여 온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의 ‘동조(同調)현상’이 미국 테러사태 후 깨졌다. 엔화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급강세를 보인 반면 원화가치는 달러화 및 엔화에 대해 오히려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확보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무너진 원화-엔화 동조화〓국제외환시장에 미국 테러참사의 영향이 처음 닥친 12일 달러당 엔화 환율은 119.0엔으로 하루전보다 2.5엔이나 하락(엔화가치는 상승)했다. 또 최근 엔화도 달러당 117∼119엔 사이에서 움직여 엔화강세 흐름이 뚜렷하다.

반면 원-달러환율은 11일 달러당 1295.8원에서 12일 1286.1원으로 9.7원 떨어졌으나 다시 오름세를 보여 21일에는 1300원대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100엔당 원화환율은 11일 1066.06원에서 20일에는 올해 최고치인 1105.95원으로 열흘 만에 39.89엔(3.61%)나 높아졌다. 그만큼 엔화에 대해 원화가치가 약세라는 뜻이다.

최종구(崔鍾球) 재정경제부 외화자금과장은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어서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출 살리기’에는 도움〓우리 돈 가치가 엔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면 한국상품의 가격경쟁력에는 유리한 편이다.

무역협회 동향분석팀 김극수(金克壽) 과장은 “지금과 같은 외환시장 흐름이 이어지면 휴대전화 PC 가전 자동차 철강 등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화약세가 지속되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국내 물가인상과 외국인 자본유출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신동규(辛東奎)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현재 외환보유액이1000억달러 수준으로 여유가 있고 대우자동차와 현대투신 등의 매각으로 달러화가 추가로 국내에 유입될 전망이어서 환율은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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