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도 월드컵시대]안전띠 착용 86%…과속병 여전

  • 입력 2001년 9월 20일 18시 53분


4월부터 시작된 경찰의 집중 단속으로 안전띠 착용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국내 도시들의 평균 교통문화지수가 지난해 57.3점에서 올해 71.9점으로 14.6점이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이사장 이승일)과 시민단체인 녹색교통운동(공동대표 신부용 교통환경연구원장 등 3명)은 21일 오후 서울의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2001년 교통문화지수 발표 및 교통문화 선진화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한다.

98년부터 4년째 계속되고 있는 교통문화지수에 대한 조사는 대상이 지난해 국내 25개 도시와 일본 1개 도시(오사카)에서 올해 국내 30개 도시와 일본 5개 도시로 증가했다. 또 평가항목도 지난해 11개에서 13개로 늘어나 도시별 교통문화의 실상과 문제점 등을 보다 자세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됐다.

▽항목별 분석〓가장 눈에 띄는 조사 항목은 안전띠 착용률이다. 99년 20.0%, 지난해 26.1%에서 올해 85.8%로 무려 60%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오사카 요코하마 고베 오이타 센다이 등 5개 일본 도시의 평균 착용률(72.5%)보다 높은 수준이다.

가장 높은 착용률(95.42%)을 기록한 울산을 비롯해 국내 10개 도시의 안전띠 착용률이 90%를 넘었다.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의 경우 지난해 자료를 기준으로 서울이 3.06명으로 가장 적은 반면 공주는 28.86명으로 전국 평균(5.17명)의 5배를 넘었다.

안전속도 준수율은 서귀포가 79.5%를 기록한 반면 공주는 전국평균 준수율(67.1%)보다 크게 낮은 43%에 머물렀다.

일본 5개 도시의 경우 우리나라에 비해 안전속도가 시속 15km 이상 낮게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준수율이 75.2%에 이르러 국내 운전자의 과속 실태가 심각함을 보여줬다.

교통문화지수 평가항목은 아니지만 2002 월드컵 축구대회에 대비해 실시된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개최도시 시내버스 서비스 조사에서도 국내 도시는 일본 도시에 비해 크게 뒤졌다.

배차시간의 경우 국내 10개 도시의 시내버스가 평균 3분45초 지체된데 비해 오사카 고베 오이타 요코하마 등 일본의 4개 도시(센다이는 월드컵 개최도시가 아님)의 평균 지체시간은 1분42초에 불과했다.

‘정류장 제 위치 정차’ 등을 평가한 정차 질서는 국내 도시가 평균 76.8점을 받은데 비해 일본 도시들은 91.7점이었다. 이밖에 운전사의 제복 착용률과 안내방송 실시율에서도 일본이 모두 85% 이상인데 비해 우리는 60% 선에 머물렀다.

▽도시별 분석〓처음 조사 대상에 포함된 일본의 센다이가 84.74점으로 종합 1위를 차지했으며 국내 도시 중에는 창원이 78.37점으로 4년 연속 국내 1위(전체 5위)에 올랐다. 최하위는 창원에 24.1점 뒤진 공주였다. 공주는 99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로 집계됐다.

올해 조사에서 센다이 요코하다 오이타 고베 등 일본 4개 도시가 종합 1∼4위를 차지했다.

서울 부산 울산 등 월드컵 개최도시 10곳은 평균 75.5점으로 비개최 도시 20곳(평균 70.1점)보다 5.4점 더 높았다. 하지만 개최도시 중 전주와 서귀포는 각각 74.0점과 73.7점으로 전국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올해 처음 조사대상에 포함된 성남시는 안전속도 준수율 등 운전행태 분야에서 8위를,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발생건수 등 교통안전 분야에서 1위를 각각 차지하며 국내 4위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또 창원 성남 제주 진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도시들이 15위 이하에 머물러 이들 도시의 교통문화 개선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녹색교통운동 민만기(閔萬基) 사무처장은 “교통문화지수가 이처럼 높아진 것은 월드컵을 앞두고 ‘선진 교통문화’가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교통문화지수의 평가항목을 기준으로 지자체들이 부족한 부분을 분석,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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