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초점]"국감이 자체감찰보다 못하나"

  • 입력 2001년 9월 20일 18시 41분


20일 오후 광주고·지검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는 무대가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의 두 주역인 G&G의 이 회장과 여운환(呂運桓)씨의 출신지여서인지 시종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전 광주고·지법 감사장으로 김승규(金昇圭) 광주고검장 등 검사장 3명을 미리 불러 “오후 2시 광주고·지검 국감에 임양운(林梁云) 광주고검 차장과 이덕선(李德善) 군산지청장을 배석시키라”고 끈질기게 요구했다. 이 바람에 오전의 광주고·지법 감사마저 50분 이상 미뤄졌다.

임 고검차장 등의 배석에 대한 의원들의 요구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김 고검장은 감사 시작에 앞서 “임 차장과 이 지청장이 검찰 자체 감사로 서울에 머물고 있어 국감에 참석치 못하게 됐음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25일까지 법사위에 대검찰청의 감찰결과를 보고드리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거듭 양해를 구했다.

김 고검장은 이어 “이 지청장은 어제(19일)부터 조사를 받고 있고, 임 차장도 오늘 오전 10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며 “사건 성격상 대검 감찰부장과 감찰 1과장이 직접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일정에도 여유가 없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용균(金容鈞) 의원은 “대검의 자체 감찰조사보다는 일년에 한번밖에 없는 국정감사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알 것”이라며 “감사가 진행 중인 동안 이들의 출석을 종용해 출석 가능 여부를 보고하라”며 다그쳤다.

같은 당 최병국(崔炳國) 의원은 “검찰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오늘 검찰이 처한 상황에 대해 부끄러울 정도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용호 사건이건 어떤 사건이건 길이 멀고 험할수록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개탄했다.

<광주〓김권기자>@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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