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30대부터 '제2여성기' 폐경준비 시작하자

  • 입력 2001년 9월 18일 18시 37분


여성들은 40대 이후 폐경기로 접어들면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 급격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맞게 된다. 또 각종 질환에 걸리거나 몸이 불편한 증세를 겪을 확률도 크게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제2의 여성기’인 폐경기 이후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30대부터 차근 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폐경의 원인과 증세▼

폐경은 여성의 난소에서 난자의 ‘필수 재료’인 난포가 고갈되면서 더 이상 배란이 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난포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의 양이 줄면서 몸 곳곳에서 이상이 나타나게 된다.

초기에는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면서 관절통과 두통, 식욕부진, 손발저림증 등 신체적 증상이 생긴다. 또 정신집중이 잘 안되며 잦은 불안감과 기억력 감퇴 등의 심리적 변화도 동반된다. 폐경 후 여성 10명 중 절반 이상은 불면증과 우울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

▼폐경 이후 각종 질환▼

폐경 이후 특히 신경써야 할 질환은 심장질환과 골다공증, 치매 등이다. 이들 질환은 폐경 이후 발병률이 최고 10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장질환〓남성 질환으로 통하는 협심증과 심근 경색 등 각종 심장질환의 경우 폐경 이후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서서히 증가해 70세가 되면 남성과 발병률이 거의 같아진다.

▽골다공증〓폐경에 접어들면 뼈 속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뼈의 강도를 나타내는 골밀도는 여성의 경우 30세를 전후해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점차 낮아지며 폐경 초기 5년간 30∼40%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치매〓여성호르몬이 감소되면 대뇌의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치매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0대 이후 노년인구 중 여성의 치매 발생률이 남성에 비해 높은 것도 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폐경 준비 어떻게 하나▼

건강한 폐경기를 맞기 위해선 30대부터 적당한 운동과 식습관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식습관〓단백질과 지방, 미네랄, 탄수화물 등 호르몬 형성에 도움이 되는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특히 30대 이후에는 우유와 멸치, 시금치 등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을 상당량 섭취해야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콩은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천연 호르몬(아이소플라본)이 다량 함유돼 폐경을 앞둔 여성들에게 가장 좋은 음식으로 손꼽힌다.

실제 두부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을 많이 섭취한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골밀도가 높고 각종 폐경 증세의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속속 발표됐다.

이밖에 자두와 딸기, 복숭아, 양배추, 사과, 아스파라거스 등 야채와 과일은 체내 여성호르몬을 증가시키는 음식이다.

탄산음료는 체내 칼슘 흡수를 방해해 뼈를 약화시켜 골절의 위험성을 높이므로 피해야 한다. 최근 미국의 한 유명 학술지에는 커피와 홍차, 탄산음료에 포함된 카페인 성분이 체내의 칼슘을 소변을 통해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운동〓30대 이후 여성들은 심폐 지구력과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심폐 지구력 운동은 조깅과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다. 초기에는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강도로 매주 2∼3회 정도 하는 것이 적당하다.

근력 강화운동은 웨이트 트레이닝이 가장 적당하며 체중이 직접 근육과 뼈에 전달되는 속보와 에어로빅, 윗몸일으키기 등도 효과가 있다.

▼호르몬 요법 받아야 하나▼

호르몬 요법은 부족해진 여성호르몬 등을 인위적으로 공급해 각종 폐경 질환과 증상을 예방 또는 완화시키는 방법. 그러나 장기적인 호르몬 요법은 자궁내막암과 유방암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으므로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최근 안전성이 높은 호르몬 요법이 속속 개발됐고 전문의 처방과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다면 득(得)이 실(失)보다 많다”고 말한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폐경기 자가진단표

폐경기에 접어들면 다음과 같은 신체적, 심리적 증상을 겪게 된다. 항목당 ‘예’라고 답한 것이 4개 이상이면 현재 폐경기 증세를 겪고 있는 것이다.

△신체적 증상

1. 월경이 끝난 지 1년이 넘었다.

2. 자주 얼굴이 화끈거리고 밤에 식은 땀을 흘린다.

3. 밤에 자다가 이유없이 자주 깬다.

4. 성관계시 통증이 심하다.

5. 성관계시 쾌감이나 오르가즘을 거의 느끼지 못한 다.

6.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오줌이 저절로 새는 요실금 증상을 경험했다.

△심리적 증상

1. 최근에 우울한 기분이 들 때가 많다.

2. 집중력이 떨어졌다.

3.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과 신경질이 난다.

4. 약속 등을 자주 잊어먹는 등 건망증이 심해졌다.

5. 이유없이 심장이 뛰고 불안하다.

6. 어떤 일에 대해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고 우유부단 하다.

7. 작은 충격에도 심하게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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