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猖 獗 (창궐)

  • 입력 2001년 9월 18일 18시 37분


猖-미칠 창 獗-날뛸 궐 猶-원숭이 유

龜-거북 균 猛-사나울 맹 蹶-일어날 궐

한자 단어 중에는 動植物의 특성에서 유래된 것이 있다고 했다. 코끼리나 원숭이의 성격에서 나온 猶豫(유예)가 있는가 하면 갈라진 거북의 등에서 나온 龜裂(균열)이 있으며, 마구 휘감고 번지는 칡이나 등나무의 속성에서 나온 葛藤(갈등)도 있다. 또 狼狽(낭패)나 狡猾(교활) 兎脣(토순) 등도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후에 설명할 생각이다.

猖獗도 좋은 예다. ‘몹쓸 병이나 災厄(재액)이 일어나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것.’ 辭典(사전)에 보이는 설명이다. 그래서 ‘도둑떼가 猖獗했다’느니 ‘怪疾(괴질)이 猖獗했다’라는 말을 한다.

한자의 뿌리는 部首(일명 邊)다. 그래서 특정 部首로 이루어진 글자는 특정 의미를 담게 된다. 예를 들어 ‘개견’(견·犬과 같음)이 들어 있는 모든 글자는 개나 동물, 또는 동물의 행위와 관계가 있다. 개를 뜻하는 狗, 동물로는 狐(여우 호), 狼(이리 랑), 獅(사자 사), 猿(원숭이 원), 행위로는 狂, 犯, 猛(맹) 등 많다.

猖 역시 개견과 昌의 결합이므로 개와 관계가 있는 글자임을 알 수 있다. 昌이 번창, 활동이 왕성한 것을 뜻하므로 猖은 개(개견)가 마구 날뛰는 것(昌)을 말한다.

개는 본디 야생이었지만 쉽게 길들여졌으므로 인류가 가장 먼저 가축으로 삼았던 동물이다. 그래서 사람을 잘 따르고 성질도 온순하여 인간에게 가장 충직한 동물이 되었다. ‘개보다도 못한 사람’이 있을 정도다.

그런 개(개견)가 주인도 몰라보고 마구 날뛰고(昌) 물고 한다면 문제가 있는 개라고 할 수 있다. 곧 猖은 ‘미친개’다. 그런데 미친개를 뜻하는 글자에는 狂자도 있다. 개(개견)가 미쳐서 아무나 보고 ‘왕왕!(王王)’ 짖는데서 나온 글자다.

獗은 개견과 厥의 합성자다. 厥은 깎아지른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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