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72세 조종사 "하늘선 나도 젊은이"

  • 입력 2001년 9월 18일 18시 37분


황인근씨가 베테랑 조종사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인근씨가 베테랑 조종사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코흘리개 시절의 꿈을 이룬 사람이 얼마나 될까. 더구나 그 꿈을 고희(古稀)의 나이에 이루는 것은 정말 ‘꿈’같은 일이 아닐까.

초경량비행기 국내 최고령조종사 황인근씨(72). 그의 어린 시절 꿈 중 하나는 누구나 한번쯤 가슴 속에 품어봤을 새처럼 하늘을 나는 것이었다.

해성건설 대표로 바쁘게 살아 오며 까맣게 잊혀져 가던 그 꿈의 끈을 그가 다시 잡은 것은 2년전. 경기 화성시의 어섬해안에서 해변승마를 즐기던 중 우연히 하늘에 떠 있는 초경량비행기를 본 것.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던 그의 마음에 갑자기 어린 시절 꿈이 되살아났고 끌리듯이 그의 발길은 어섬비행장(www.osom.co.kr)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날 교관이 조종하는 초경량비행기에 몸을 싣고 체험비행을 하며 난생 처음 하늘을 날아봤다. 구름 위로 올라 가 본 하늘은 그가 꿈꿨던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그날 이후 2년 가까이 그는 초경량비행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는 올초 초경량비행장치 조종면장을 따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6개월간 60여시간의 비행훈련 끝에 지난 2일 그 도전에 성공했다. 조종면장을 딴 국내 최고령 조종사가 된 것.

조종면장을 딴 날 그는 비행장에 나온 부인 이정희씨(64)와 아들 가족들을 차례로 자신이 조종하는 비행기에 태우고 하늘을 나는 것으로 ‘한턱’을 대신했다.

그리고 8일 또 하나의 도전에 멋지게 성공했다. 처음으로 참가한 초경량비행기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한 것. 경기 여주군에서 열린 대회의 참가자는 모두 20명. 황씨를 빼고는 모두 20∼40대였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이륙한 그는 참가자중 가장 정확하게 착륙에 성공했다. 우승소식을 듣고 얼굴 가득히 웃음을 지은 그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새로운 인생을 사는 기분”이라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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