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미-일 '홈런 삼국지' 흥미만점

입력 2001-09-17 18:42수정 2009-09-1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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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개국 프로야구의 최고관심사는 단연 홈런이다. 한국에선 이승엽(25·삼성)이 두 명의 용병과 함께 연일 치열한 홈런전쟁을 벌이고 있고 미국에선 배리 본즈(3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일본에선 터피 로즈(33·긴테쓰 버펄로스)의 시즌 최다홈런 경신여부가 화제. 비록 미국과 일본에선 테러와 인종차별 때문에 관심이 반감돼 ‘그들만의 리그’ 성격이 풍기지만 야구계에선 신기록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7 이승엽 선두탈환…호세-우즈 호시탐탐

지난달 말 이승엽이 코피를 쏟고 병원을 들락날락거릴 때만 해도 다들 홈런싸움은 ‘물 건너갔다’고 봤다. 하지만 마음을 비운 ‘무심타법’이 축 처져 있던 이승엽의 방망이를 다시 곧추세우게 만들었다. 한때 홈런 공동 3위까지 추락했으나 9일 잠실 LG전부터 16일 대구 SK전까지 최근 4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단숨에 1위자리를 탈환했다.

그는 “장타가 자주 터지는 이유를 솔직히 잘 모르겠다. 타격폼의 변화도 없었고 별 특별한 요인이 없다. 단지 홈런에 대한 욕심을 버리니까 오히려 홈런이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37홈런의 이승엽은 11경기, 36홈런의 롯데 호세는 9경기, 34호의 두산 우즈는 11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이승엽이 가장 유리한 입장. 호세는 ‘지긋지긋한’ 상대팀 볼넷 공세가 부담스럽고 우즈는 욕심이 앞서 선구안이 흐트러진 게 문제다.

63 본즈 ML 최다-8…테러참사가 변수

급작스러운 테러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선수가 바로 본즈. 그는 10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3홈런을 몰아치는 등 9월 들어 9경기에서 6홈런을 때리며 타격페이스가 가파른 상승세였다. 37세의 나이를 감안하면 메이저리그 중단이 휴식을 취할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만 분위기는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무엇보다 야구에 대한 열기가 식어 본인의 신기록 달성의지에 지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본즈는 “이 순간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며 “경기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내셔널리그 홈런 2위 새미 소사(54개)와 9개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본즈는 18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며 18일부터 재개되는 메이저리그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3연전을 치른다. 그는 앞으로 8개의 홈런만 쳐내면 98년 마크 맥과이어(70개)의 기록을 넘어선다.

54 로즈 왕정치 기록-1…日최다 경신 초읽기

터피 로즈가 만약 외국인이 아니었다면? 일본 언론은 16일까지 54홈런을 쳐낸 그를 가만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64년 왕정치(전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쳐낸 일본 시즌홈런 신기록(55개)에 불과 1개차.

하지만 의외로 일본 프로야구계는 조용하다. 외국인 타자가 일본야구의 신화를 무너뜨리는 게 결코 달갑지 않을 게 분명하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지조차 “로즈가 홈런신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홀대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그 증거로 단 한건의 광고계약 섭외도 안 들어온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1m82, 87㎏의 신시내티 출신 흑인 좌타자 로즈는 10년간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다 96년부터 긴테쓰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99년 홈런(40개) 타점(101개) 2관왕을 차지했으며 지난해엔 타율 0.272에 25홈런 89타점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 9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왕정치의 55홈런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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