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임박한 미국의 테러 응징

  • 입력 2001년 9월 14일 18시 42분


미국이 테러 공격에 대한 본격적인 응징 태세에 돌입함으로써 지구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미 국내 분위기로 봐서는 테러 배후 세력에 대한 대규모 군사 보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세계를 경악케 한 테러 만행에 이어 이같은 대규모 군사 보복이 몰고 올 충격이 어떠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번 테러가 인류 최악의 반(反)문명적, 반(反)인륜적 범죄임을 생각하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 뿌리를 제거하는 것이 지구촌의 내일을 위하는 길이다. 테러리스트들은 이제 인류 전체가 응징해야 할 공동의 적으로 다시 확인됐다. 세계 각국은 자신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안전을 위해서도 미국이 테러리스트들을 응징하는 데 기꺼이 동참해야 할 입장이다.

이번 경우를 보면 테러리스트들은 앞으로 더욱 악랄한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 핵이나 생화학무기 등 대량파괴무기뿐만 아니라 문명의 이기도 과감히 테러에 이용할 것이다. 그런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군사적 응징도 해야 할 경우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국가간의 전쟁이 아니라 테러를 감행하는 소규모 집단이나 단체와의 전쟁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또 한편으로는 국제적인 테러 감시 체제와 대응 수단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국제적인 반테러 기구를 만들고 각국이 외교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효과적인 테러 방지책의 하나가 될 것이다. 과거처럼 국가적 종교적 이해 관계 때문에 테러범을 은닉하고 보호해 주는 국가들은 엄격한 국제적 제재를 받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테러에 대한 보복이나 응징은 테러집단에 한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초 목적을 벗어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민간인들을 ‘방패’로 이용한다. 이번 사태가 전쟁과 같은 상황으로 비화되면 무고한 민간인들의 피해가 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유세계가 테러를 응징하는 명분도 약화될 뿐만 아니라 테러리스트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합리화하는 구실을 마련해 준다.

사상 처음으로 참담한 피해를 본 미국이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전면적인 응징에 나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어떻게 하면 무고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전쟁 상황이 된다면 또 다른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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