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상주 철도차량공장 5년째 '감감'

  • 입력 2001년 9월 12일 21시 08분


경북 북부지방의 첨단공단으로 기대를 모았던 상주시 청리면 철도차량 제작공장 조성계획이 5년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어 사실상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주시는 이에따라 공단조성 책임이 있는 (주)한국철도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추진=한진중공업은 1996년 9월 국내 최대규모 철도차량공장을 상주시 청리면 마공리 일대에 조성키로 하고 공장부지 40만평을 확보했다. 당시 한진중공업은 경부고속철도에 사용될 전동차량을 생산한다는 계획으로 580억원을 들여 부지를 확보하고 전동차 운행시험용 철도 4.4km를 설치했다.

한진중공업은 98년부터 공장을 가동해 연간 500량의 철도차량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며, 총 2000억원을 투자해 2001년부터는 연간 1250량씩 전동차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상주시도 공장이 들어서면 고용창출과 세수증대 등 이익을 예상하고 도로개설 상하수도사업 세제혜택 등에 2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상주시는 95년 4월 한진중공업측과 청리지방산업단지 조성협약을 맺었다.

▽중단=IMF이후 국내 철도차량 제작회사인 한진중공업 대우중공업 현대모비스(현대정공)는 99년 7월 통합법인인 (주)한국철도로 합병됐다. 이에따라 청리공장 조성계획은 한국철도로 넘어갔고, 3사의 의견대립으로 아직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철도의 지분은 현대 40% 대우 40% 한진 20%였으나, 지난달 대우의 지분이 현대로 넘어가 지금은 현대가 지배주주이다. 상주시와 공장조성 협약을 맺었던 한진중공업의 경우 지분이 적어 청리공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전망=상주시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태다. 한국철도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는 한편 협약을 맺은 한진중공업에 공사재개를 압박하고 있다. 김근수(金瑾洙) 상주시장은 "12일 모든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한국철도의 지배주주인 현대는 이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진지하게 상주시와 협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주시는 상주시장앞으로 돼있는 부지등기를 한국철도에 넘기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주)한국철도 경영기획실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투자여력이 없어 청리공장에 대한 별다른 추진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한진은 상주공장을 반드시 조성해야한다는 입장"이라며 "정부차원의 정책결정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이권효기자>sap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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