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FBI, 빈 라덴 추종자 탑승 확인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32분


지구촌을 경악케 한 이번 ‘미국 테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억만장자 국제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48)이 개입한 것으로 굳어지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미 국가안전국(NSA)과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은 국내외 정보망을 총동원, 테러 배후 추적에 들어갔으며 뉴욕과 워싱턴 등의 테러현장에 수백명의 수사요원들을 파견해 증거 수집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미 상원 법사위원회의 공화당 소속 오린 해치 의원은 11일 “빈 라덴과 지지자들이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가 파괴됐다는 내용을 주고받은 대화가 미 첩보기관에 의해 입수됐다”며 “테러에 동원된 여객기 4대중 한 대에 탑승한 납치범이 빈 라덴의 조직과 관계가 있다는 자료도 입수했다”고 말했다.

FBI는 테러에 동원된 4대의 여객기 승객 명단에서 빈 라덴의 지지자로 여겨지는 인물을 찾아냈으며 그와 빈 라덴 추종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와 데이토나 비치에 수사관을 파견, 수색작업에 나섰다.

정보기관의 한 고위 관리도 “테러의 초기에 나타난 징후들로 보아 빈 라덴과 관련된 추종자들이나 그가 지휘하는 무장투쟁 조직 ‘알 카이다’가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빈 라덴 배후설’은 다른 여러 정황들로 뒷받침된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CNN방송에 “빈 라덴이 이번 테러의 책임자라는 ‘유력한 징후들’이 있다”고 말했다. 빈 라덴 및 그의 추종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아랍계 일간지 ‘알 쿼즈 알 아라비’의 편집장 압델 바리 아트완도 테러 발생 직후 “3주전 빈 라덴의 추종자들이 미국에 대한 ‘사상 초유의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계획임을 밝혔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테러 다음날인 12일은 빈 라덴이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폭탄테러 사주혐의로 세계무역센터 인근에 있는 연방 법원에서 궐석 선고를 받을 예정이었다.

CIA와 FBI는 테러범들도 포함됐을 여객기 승객명단과 공항 감시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해 분석작업에 들어갔으며 수사에 결정적 증거가 될 여객기 블랙박스 회수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사당국은 또 빈 라덴과 그의 지지자들간에 이뤄진 통화 내용과 납치된 비행기 승객들이 기체 폭발전 가족 친지들과 가진 통화내용을 입수해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그러나 미 언론은 “테러 상황을 옆에서 직접 목격한 생존자가 아직까지는 없는 상태”라며 테러범이나 단체가 직접 나서지 않는 한 단기간내 정확한 배후를 색출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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