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소프트 스파이크화' 골퍼들 불만 많다

  • 입력 2001년 9월 6일 18시 39분


골퍼의 안전사고 예방보다 골프장 그린보호가 우선?

국내 대부분의 골프장이 실시중인 소프트 스파이크화(일명 고무징골프화) 의무착용 방침에 내장객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불평의 원인은 3가지.

소프트 스파이크화는 풀이 조금만 길어도 미끄러지기 일쑤라는 점. 특히 대부분 산악지형에 조성된 국내 골프장은 비탈이 많아 자칫 ‘대형사고’로도 연결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지면에 확실히 밀착되지 않기 때문에 임팩트순간 발이 돌아가면서 스윙축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 마음놓고 스윙할수 없다는 것이다. 단 몇 야드라도 더 날리고 싶은 주말골퍼들에게는 이만저만한 스트레스가 아닐수 없다.

이는 대회성적에 생계가 걸린 프로골퍼들도 마찬가지.

프로데뷔 20년차인 K프로(45)는 “체구가 작기 때문에 거리를 내기위해서는 확실한 체중이동이 필요한데 소프트스파이크를 사용한 이후에는 그것이 불가능해 졌고 비거리도 확실히 줄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대회가 개최되는 골프장측이 소프트 스파이트화 착용을 강요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신을 수 밖에 없는 상황.

한편 너무 빨리 스파이크가 마모돼 자주 교체해야 하는 번거러움도 불편한 사항중 하나다.

이에 대해 골프장측은 “골프장의 생명인 그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

그런데 최근 딱딱한 재질로 된 소프트 스파이크화가 보급되면서 골프장들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초창기 부드러운 재질의 ‘고무징’이 아닌 경도가 강한 ‘플라스틱징’이 일반화되면서 그린보호 효과가 ‘별무신통’이기 때문. “손님들에게 불평의 소리를 듣느니 아예 쇠징골프화를 허용하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명문’으로 꼽히는 아시아나CC는 동절기뿐만 아니라 시즌 내내 쇠징골프화를 허용하고 있는 요즘 보기드문 골프장 중 한 곳. 오너가 소프트 스파이크화를 신고 라운드하던중 미끄러지는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 ‘쇠징골프화 계속 허용’의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 잘 알려진 얘기다. 하지만 아시아나CC의 그린이 엉망이라는 얘기는 들을 수 없다. 오히려 철저한 관리로 빠르고 까다롭다는 명성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나CC의 ‘고객 중심 서비스’는 ‘명문’의 구비조건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내장객의 불편과 불만을 외면한채 코스관리의 편리함만 추구하는 골프장이 과연 진정한 명문으로 불릴수 있을지….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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