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다리 풀린 '삼바'…브라질,아르헨에 역전 수모

  • 입력 2001년 9월 6일 18시 28분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패한 브라질의 파라이바(9번)와 밤베타가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라운드를 걸어나오고 있다.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패한 브라질의 파라이바(9번)와 밤베타가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라운드를 걸어나오고 있다.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세계 축구 최강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다녔던 브라질. 1930년 제1회 우루과이월드컵부터 98년 제16회 프랑스월드컵 때까지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던 유일한 국가. 그리고 월드컵 최초의 4회 우승국.

이런 브라질이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예선에서는 비틀거리며 찬란했던 신화에 흠집을 내고 있다.

6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2002월드컵 남미예선 아르헨티나-브라질전. 브라질은 맞수 아르헨티나에 1-2로 무릎을 꿇으며 월드컵 본선 진출권 확보의 마지노선인 4위에 턱걸이한 처지로 전락했다.

브라질은 7승3무5패(승점 24)를 기록, 우루과이에 골득실차에서 앞서 4위를 간신히 지켜 월드컵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앞으로 칠레 볼리비아 베네수엘라와의 3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브라질은 5위 우루과이는 물론 6위 콜롬비아에도 승점 4점 차로 바짝 추격당하고 있어 본선 티켓 확보를 위해서는 최근 그라운드에 복귀한 ‘신 축구황제’ 호나우두도 불러들이는 등 총력전을 전개해야 할 판이다.

브라질은 라이벌 아르헨티나를 맞아 히바우두, 호베르투 카를로스, 카푸 등 최고의 스타들을 총출동시켰으나 오르테가, 크레스포, 로페스, 아이마르 등 월드 스타들이 포진한 아르헨티나에 역전패했다.

브라질은 전반 2분 카를로스가 아르헨티나 진영 왼쪽에서 롱 드로인으로 골문으로 던져 넣은 볼이 아르헨티나 수비수 아얄라의 머리를 맞고 그대로 골인, 앞서나갔다.

그러나 후반 들어 5만여 홈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고 맹공격을 펼친 아르헨티나는 32분 오르테가의 센터링을 가야르도가 헤딩으로 동점골을 뽑은 데 이어 40분 로페스의 날카로운 센터링이 브라질 수비수 크리스를 맞고 브라질 골문으로 빨려들어가 지난해 브라질에 1-3으로 패한 수모를 깨끗이 되갚았다.

유럽예선에서는 스웨덴과 스페인이 11, 12번째로 2002월드컵 진출권을 손에 거머쥐었고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16년 만에 예선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4조의 스웨덴은 이날 터키와의 경기에서 헨릭 라르손과 안드레아스 라르손이 한골씩을 터뜨려 2-1로 승리했다. 스웨덴은 7승2무(승점 23)를 기록해 남은 한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지어 94미국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월드컵본선무대에 나서게 됐다.

7조의 스페인은 리히텐슈타인과의 경기에서 라울 곤살레스와 미구엘 앙겔 나달이 각각 골을 뽑아 2-0으로 완승. 스페인은 6승2무(승점 20)로 조 1위를 확정하며 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 이후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다.

라이벌 독일을 5-1로 대파한 바 있는 잉글랜드는 이날 알바니아와의 홈경기에서 마이클 오언과 로비 파울러가 한골씩을 넣어 2-0으로 승리, 5승1무1패(승점 16)로 독일에 골득실차에서 앞서 처음으로 9조 선두에 나섰다.

2조에서는 포르투갈이 키프로스를 3-1로 누르고 6승3무(승점 21)를 기록, 조 선두에 올랐다. 이에 따라 같은 조의 네덜란드는 홈경기에서 에스토니아를 5-0으로 대파했지만 5승2무2패(승점 17)로 포르투갈과 2위 아일랜드(승점 21)에 밀려 3위가 확정돼 월드컵 진출꿈이 무산됐다. 이로써 82년과 86년 월드컵에 연이어 본선무대를 밟지 못했던 네덜란드는 16년 만에 다시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한편 북중미에서는 코스타리카가 미국을 2-0으로 누르고 6승1무1패(승점 19)를 기록,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3번째 월드컵 진출국이 됐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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