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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9월 5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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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제목만 봐선 무슨 코믹명랑 근처의 만화를 짐작케한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라의 부드러운 일러스트가 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순정만화다. 인도전래신화를 기본 골조로 했단다.
이 만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름잡는 사상은 여·존·남·비!
'남존여비'란 단어에 익숙해있던 독자에게 세상을 거꾸로 뒤집어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조선시대 여성의 수난사가 군데 군데 나타나있을거란 작가의 말은 거짓말이다.
아예 상황설정 자체가 뒤집혀져있다. 각 대사 마다 '여자'라는 단어 대신 '남자'를 '남자'대신 '여자'를 끼워넣었다고 보면 된다. 독자가 여자라면 통쾌해할만도 하다.

상상이나 해 봤을까, 이런일을?
남자의 계급은 미모에 의해 결정되고 남자는 자고로 무지해야 후덕하다고 칭송받는다. 그래서 알아도 모른척 배워도 못배운 척 해야한다. 어쨌든 '파라제국'에선 이런 관습이 내려져온다.
연합고사 마저 떨어져 한탄하는 남자같은 여자 주인공 '정수하'가 여성중심의 나라 '파라제국'에 옮겨가 , 남녀평등을 위해 단결된 '라하르시타'의 남자들과 어울리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배경그림들은 로마시대의 건축물을 옮겨놓은 듯해 '파라제국'의 면모를 실감하기엔 미진한 감이 없지않지만 기발한 설정과 가녀린 선의 캐릭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색적인 '여인천하'를 그린 이 만화는 이미라의 작품중 가장 장편이 될거라 작가 스스로가 예감한바 있다.
허지영<동아닷컴 기자>creamr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