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부천~송내역 영상만화 산업 전진기지 조성 한창

입력 2001-09-02 18:32수정 2009-09-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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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동작'을 '캐릭터 움직임'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에 열중인 싸이퍼 직원들.
1일 오전 경인전철 부천역 북부광장 인근 미디어밸리빌딩(지지아나 쇼핑몰 별관) 5, 6층에 자리잡은 ㈜싸이퍼 엔터테인먼트.

캐릭터 포스터물, 우주선 형태로 꾸며진 실내장식, 할로겐 조명시설 등 이색적인 분위기로 꾸며진 사무실은 마치 ‘사이버 공간’을 연상케 한다.

적외선 카메라(바이콘) 12대, 컴퓨터 그래픽 장비 등을 갖춘 ‘모션 캡처실’에서는 모델로 나선 ‘발레리나’의 우아한 움직임을 컴퓨터에 입력시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국내 굴지의 3차원(3D)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인 이 회사는 예술인 무술인 등의 표정연기와 몸동작을 꾸준히 ‘데이터화’하고 있었다. 또 미국 영국 등에 TV 시즈물로 공급할 애니메이션 작품 ‘제5빙하기’ ‘큐펫’ 등을 제작하느라 60여명의 직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서울 목동에 살고 있는 이 회사 장덕진 대표는 “일거리가 많아 집에 들르는 시간은 일주일에 한두번에 불과할 정도”라며 “직원들이 모두 일에 중독돼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처럼 ‘야심’과 ‘꿈’을 지닌 영상물 제작자들이 부천역∼송내역 사이에 몰려들면서 경기 부천시에는 거대한 ‘문화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만화'로 단장된 부천역 대합실 공중전화부스

▽문화벨트 탐방〓이 회사가 입주해 있는 미디어밸리빌딩에는 애니메이션 관련 업체 3, 4개가 입주할 예정이며 ‘애니메이션 교육센터’도 들어서게 된다. 또 바로 옆 부천역 북부광장에는 이현세 허영만 김마정 배금택씨 등 국내 유명 만화작가들의 작품 캐릭터를 전시하는 ‘만화광장’이 10월말경 완공된다.

철로 건너편의 자유시장에는 시골에서 상경해 도시에서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만화 주인공 ‘왈순아지매’를 기린 석상과 분수대가 설치돼 있다. 재래시장 중심가가 ‘왈순아지매 거리’로 변신한 것.

문화관광부는 4월 경인전철 송내역 일대 20만여㎡를 ‘문화산업단지’로 지정했다. 이곳에는 △경기도 지정 문화벤처기업 집적시설인 ‘송내리더스텔’와 ‘넥스터 벤처센터’ △만화영상산업 지원기구인 ‘디지털 아트하이브’ △복사골문화센터내 ‘부천 카툰 네트워크’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는 만화 출판 게임 등 영상만화관련 업체 30∼40개가 입주할 예정. 또 만화 ‘둘리의 거리’, ‘만화작가의 거리’ 등이 조성되고 있다.

▽문화산업의 전진기지로〓“역세권 지역 첨단빌딩에 보증금이 거의 없이 월 평당 1만원꼴의 임대료만 받습니다. 영상편집실 등 공연장비시설 지원과 해외마케팅을 지원합니다.”

부천시는 요즘 서울 테헤란로에 있는 애니메이션 게임 만화 관련 업체를 상대로 이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입주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10월 12일 부천시 춘의동 레포츠공원내 만화박물관 개관에 맞춰 ‘부천만화축제’(10월 12∼14일), ‘문화산업박람회’(10월 12∼14일), ‘제3회 부천국제 대학애니메이션 페스티벌’(11월 11∼16일) 등이 잇따라 열린다.

부천시 문화산업팀장 심재구씨는 “디지털 아트하이브, 만화정보센터, 만화박물관 등 문화산업 지원센터가 활동을 본격화했고 송내역 일대를 중심으로 문화벤처기업이 집적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싸이퍼 엔터테인먼트' 임아론 감독▼

“‘슈렉’은 개봉 4개월 만에 2억5700만달러, ‘쥬라기공원’은 총 9억1310만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렸는데….”

3차원(3D) 입체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인 ㈜싸이퍼 엔터테인먼트의 임아론 감독(34·사진)은 문화상품의 ‘위력’을 실감하는 ‘영상 예술전문가’ 중의 한 사람. 요즘 그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맴도는 ‘화두’(話頭)는 ‘한국적 캐릭터’다.

“한국의 이미지를 정적인 ‘한(恨)’의 개념으로만 표현한다면 이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 거예요. 중국에서 불고 있는 한류(韓流) 열풍은 중국인들이 한국 연예인의 ‘힘’과 ‘열정’에 매료됐기 때문이에요.”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그는 직원들과 함께 ‘동적인’ 캐릭터 창조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회사를 대표하는 로고 캐릭터로 외눈박이 외계인의 모습을 띤 ‘꼴랑’을 탄생시킨데 이어 미국 영국 등의 TV 프로그램 시리즈로 방영될 애니메이션을 구상 또는 제작중이다.

“한국은 그동안 미국 TV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 작품 중 70% 가량을 제작했을 정도로 세계 1위의 애니메이션 하청국가였지요. 하지만 ‘단순 노동력’ 위주였기 때문에 이제는 ‘기획력’과 ‘창의성’으로 도약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임 감독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그는 회사 직원들과 힘을 합쳐 3차원 애니메이션 길잡이 서적 ‘MAX R4.X’(사이버출판사)을 펴냈다. 현장에서 입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서 연마한 ‘중고급용 소프트웨어 실습 기술’을 800여쪽 분량으로 소개한 것. 임 감독은 또 애니메이션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넷 개인홈페이지(aniland.cyper.co.kr)를 운영하고 있다.

<부천〓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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