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꿈의 '유기 光물질' 세계 최초 개발

  • 입력 2001년 8월 30일 18시 50분


광반도체나 광소자를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광(光)재료’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고려대 화학과 전승준 교수는 외부에서 온 빛을 저장하거나 다른 곳으로 전달할 수 있는 ‘비선형 유기 광(光)물질’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내용을 담은 논문은 세계적인 과학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 8월호에 실렸다.

이 광물질은 차세대 광반도체와 광디스크, 광스위치 등 빛을 이용한 첨단 제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것으로, 실리콘을 이용해 반도체를 만드는 것처럼 광학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다. 현재 사용되는 무기 광물질은 성능에 한계가 있어 세계적으로 유기 광물질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많았으나, 실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서로 자발적으로 쌓이는 유기 광물질을 개발한 것은 전 교수가 처음이다.

광반도체를 만들려면 광물질을 벽돌처럼 차곡차곡 쌓아야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재료들은 막대자석처럼 양옆에 (+), (-) 전하를 갖고 있어 서로 붙여 놓으면 같은 전하끼리 밀어내 모양이 무너졌다. 그러나 전 교수가 개발한 광물질은 삼각형처럼 가운데에 (+) 전하가 있고 (-) 전하를 가진 3개의 가지가 뻗쳐나온 형태여서 블록을 조립하듯 안정되게 쌓을 수 있다. 이런 물질을 ‘팔중극자 광물질’이라고 한다.

전 교수는 “유기 광물질로 광디스크를 만들면 현재 CD보다 수십만 배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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