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기업 경기침체 도미노 내년 상반기까지 간다”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37분


당초 올해말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던 세계 경제가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지난해 4.8%였던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 2·4분기(4∼6월)엔 2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75년, 82년, 91년 침체기 때보다 이번 침체는 훨씬 더 넓게 확산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30년대 이후 가장 강하다”고 지적했다.

잡지는 “미국이 금리인하와 감세를 통한 공격적인 경기진작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이미 때가 늦었다”면서 미국에서 시작된 ‘침체 도미노’가 장기화될 4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투자감소가 침체 주도〓이번 경기침체는 금리인상에 따른 수요 붕괴에 의해 촉발된 것이 아니라 기업의 투자감소가 주도한 것. 이런 경기 침체는 오래 간다. 과잉설비와 부채를 제거하기가 인플레를 잡는 것보다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미국경제 영향력 증대〓지난해 미국이 전세계 국가가 생산한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한 규모는 10년 전에 비해 두배가 늘었다. 올 상반기 미국의 수입은 13% 줄었으며 정보기술 분야에서는 50% 급감했다. 미국의 수입감소로 아시아 국가의 수요가 위축되고 이는 미국의 수출감소 및 전세계적인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화정책 전달체제 불완전〓금리인하는 통상적으로 주가 상승, 달러화 약세, 장기채 수익률 하락의 수순을 밟게 되나 현재 미국의 통화정책은 전달 메커니즘이 부분적으로 막혀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다.

▽미 증시 과대평가〓최근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 하향조정과 기업이윤 감소는 미 증시가 아직도 과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시 위축은 현재 미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소비의 감소로 이어져 더욱 깊은 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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