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박정태 아직 죽지 않았다

  • 입력 2001년 8월 28일 09시 49분


"아직 죽지 않았다, 살아날 때를 기다리고 있을뿐..."

지난 겨울 프로야구 선수협 파동의 중심에서 선수협 출범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악바리 박정태.

선수협 파동의 여파로 제대로 된 동계훈련을 하지 못하고, 급기야 뒤늦게 합류한 호주 전지훈련에서 장단지 근육통의 부상을 안고 올시즌 개막에 출전해야 했다.

동계훈련 부족과 전지훈련 부상이 큰 원인으로 작용,

시즌 초반 44연타석 무안타의 빈타를 날리며 1할대에 타율을 기록하며 롯데팀의 꼴찌 유지의 일등공신이었다.

계속되는 타격부진으로 선발출전에서 제외되는 횟수가 늘어나고, 롯데의 새내기 김주찬의 등장에 뒤로 밀려나버렸다. 급기야 지난 25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9회 대타로 나오는 수모까지 겪으며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31게임 연속안타의 주인공.

악바리 박정태의 근성은 살아있었다.

26일 7번타자로 나선 박정태의 모습은 최근 5경기 13타수 1안타의 빈타를 날리던 박정태의 모습이 아니었다. 2대2로 팽팽한 승부의 연속에서 6회 1사 만루의 찬스에서 박정태는 중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팀의 3대2 역전을 이끌었고, 수비에서도 5회 2사만루에서 두산의 안경현이 친 안타성 타구를 점프하며 잡아내 팀의 추가실점을 막아냈다.

이날 3타수 2안타에 결승타까지 날린 박정태는 팀이 9대5로 승리하는데 일등공신이 되었다.

모처럼 팀의 집중력있는 타격을 주도했고, 수비에서도 팀의 새내기 김주찬의 실책으로 2점을 헌납한 모습에 본보기라도 보이듯 멋진 점프캐치로 실점의 고리를 끊기도 했다.

전에 볼수 없었던 빈타에 타순마저 7번을 밀려나고, 부상과 30을 넘긴 나이에서 오는 체력적 부담감과 부진속에 실력이 날로 커오는 팀의 후배들에 밀려 수비자리까지 위협받으며 선발출장보단 벤치 신세를 지기가 일쑤였던 박정태.

그러나 철저히 짓밝힌 자존심의 회복을 위해, 지난날 악바리란 명성을 되찾기위해 경기가 끝난후에도 열심히 방망이를 휘두르며 때를 기다렸던 박정태였다.

이날 경기에서의 활약으로 조금이나마 지난날의 명성을 회복한 악바리 박정태. 후배들에게 떳떳한 고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며 후배들에 밀리지 않기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앞장서겠다며 강한 의지를 비추었다.

시즌 중반까지 꼴찌에 허덕이다 최근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한팀으로 자리잡은 롯데. 후배들의 정신적 기둥으로 팀의 핵심 선수로 위치하고 있는 박정태가 살아나기 시작한 타격을 앞세워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킬수 있을지 앞으로의 악바리 박정태의 경기모습을 관심있게 지켜봐도 좋을 듯 하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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