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동물보다 인간 복제가 쉬워"…미 의학전문지 보도

  • 입력 2001년 8월 22일 18시 26분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인간복제가 추진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간복제가 동물복제보다 더 쉬울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듀크대학 의학연구소의 랜디 저틀 박사는 29일 발간되는 의학전문지 ‘인간 분자 유전학’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인간은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동물보다 안정돼 있기 때문에 동물복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생기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방사선 종양학자인 저틀 박사는 종양을 억제하고 태아 성장을 조절하는 IGF2R라는 유전자를 연구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 그동안 복제에 성공한 양, 돼지, 쥐 등은 문제의 유전자가 1개 밖에 없기 때문에, 자연임신 때와는 달리 복제 때 이 유전자의 이상으로 거대한 태아, 기형아, 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저틀 박사는 밝혔다.

동물은 엄마로부터 이 유전자 1개만을 유전 받고 아버지의 유전자는 온전하기는 하지만 기능이 정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과 영장류는 부모 양측으로부터 1개씩의 완전하게 기능하는 유전자를 받기 때문에 복제의 경우에도 문제의 유전자에 이상이 생길 확률이 훨씬 적다고 저틀 박사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로슬린연구소의 이안 월머트 박사는 문제의 IGF2R 유전자가 동물복제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의 하나로 추정된다고 시인하고, 그러나 복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유전자만이 아니라고 말했다.

월머트박사는 인간과 동물간의 문제의 유전적 차이 발견으로 인해 인간복제가 고무되서는 안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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