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들 비과세펀드 판매 소극적

  • 입력 2001년 8월 13일 18시 30분


일부 은행들이 14일부터 판매되는 ‘비과세 고수익고위험 신탁’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하거나 판매를 유보하고 있다. 안전성을 우선하는 은행고객의 성향에 맞지 않는 데다 원금마저 깨질 정도로 수익률이 낮을 경우 은행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외환 제일은행은 이 상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주택 기업 서울은행 등도 일단 판매를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또 판매를 결정한 신한과 하나은행 등도 판매 규모가 1000억원에도 못 미쳐 판매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환은행 신탁부 담당자는 “투기채를 30% 이상 포함시켜야 하는데 언제든 부도가 날 수 있을 만큼 상황이 좋지 않은 채권만 시중에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며 “투기채 중 상대적으로 우량한 채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이들 은행이 보수적 판단을 한 원인이다. 경기가 더 나빠질 경우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비과세 고수익고위험 펀드를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금융기관은 대부분 이미 하이일드나 후순위채펀드를 판매한 곳이다. 이 펀드에 편입된 부실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 이를 떠안을 투자자금(펀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은행이 이날부터 채권형 신탁을 2000억원어치 판매하는 것을 비롯해 조흥은행이 주식형 400억원, 한빛은행이 채권형 1000억원, 한미은행이 주식형 1000억원, 하나은행이 주식형과 채권형을 각각 300억원, 500억원씩 판매한다.

채권형은 주식에는 투자하지 않으며 주식형은 펀드의 30% 이내에서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주식 편입비율을 정할 수 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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