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종범 9경기 연속안타…이동수는 대타 만루포

  • 입력 2001년 8월 12일 23시 16분


이동수(28)의 만루포가 위기의 ‘기아 타이거즈호’를 구해냈다.

2게임 연속 만원 관중(3만500명)이 들어찬 가운데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기아전. 이종범의 등장으로 관중을 몰고다니는 팀이 된 기아는 전날에도 LG에 역전패, 이종범이 합류한 8월 들어 8경기에서 오히려 3승5패의 하향세를 보여 포스트시즌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었다.

만약 이날 경기마저 져 3연패한다면 4위 한화와의 승차가 2게임으로 벌어질 위기. 하지만 시즌 중 SK에서 트레이드된 이동수가 기아의 ‘히든카드’였다.

기아가 2-0으로 앞선 2회말 1사 만루. 기아 왼손 장일현의 타석 때 LG가 왼손투수 최창호를 투입하자 김성한 감독은 오른손 대타 이동수로 승부를 걸었다. 결과는 대성공. 이동수는 볼카운트 원스트라이크 투볼에서 최창호의 4구째를 좌중간 담장으로 넘겨 잠실벌을 진동시켰다. 시즌 3호 대타 만루홈런. 팽팽한 긴장감에서 터진 이 한방으로 승부는 급격히 기아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었다.

기아 에이스 최상덕은 선발 9이닝 동안 2안타만 내주고 완봉승(시즌 2번째)을 따내며 팀의 7-0 승리를 지켜냈고 이종범은 5타수 1안타로 9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0.324(37타수 12안타).

이 경기에 앞서 선동렬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과 한대화 동국대 감독은 현역 유니폼을 입고 6년 만에 우정의 맞대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선위원이 던지는 공 10개 중 한감독이 한 개라도 홈런을 치면 승리하는 방식. 선위원은 최고스피드 121㎞의 직구로 한감독의 방망이를 무력화시켜 승리를 거뒀다.

SK는 대구에서 9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으로 97년 이후 4년여 만에 완투승을 따낸 김원형을 앞세워 삼성을 4-1로 눌렀다.

▼양준혁 9년연속 100안타▼

한편 11일 열린 프로야구에서 LG 양준혁(32)은 사상 첫 9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잠실 기아전에서 양준혁은 5-6으로 뒤진 8회말 1사 만루에서 1루쪽 내야안타를 만들어내며 100안타를 채웠다. 8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는 은퇴한 김형석(89∼96년)과 LG 홍현우(92∼99년)가 기록한 적이 있지만 9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는 처음.

이 경기에서 LG는 8회말 무려 18명의 타자가 나와 홈런 2개를 포함한 9안타로 13점을 뽑으며 1이닝 최다 타석(18), 최다 타수(14) 신기록과 1이닝 최다 득점(13) 타이기록을 세웠다. 1이닝 동안 타순이 두 바퀴 돈 것은 프로야구 사상 처음.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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