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카페]외환투자 요령 "환율도 할인되네"

  • 입력 2001년 8월 12일 18시 59분


주부들은 평소 환율(통상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에 큰 관심이 없다. 해외여행이나 송금 등이 필요하면 무심코 가까운 은행에 가서 달러를 산다. 환율 추이를 꼼꼼히 따져가며 ‘환테크’를 하는 주부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외국 나들이나 해외유학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최소한의 환테크 상식을 갖추는 게 필요해졌다. 이번 재테크카페에서는 외환을 주제로 했다.▽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아침에 운동을 하다보면 유학간 자녀들이 있는 주부들이 다가와 언제 환전을 하는 게 유리하냐고 묻는다. 환율에 따라 달러를 사는 비용이 달라지니까 자연히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오정선 외환은행대리〓환율은 금리나 주식시장과도 서로 연결돼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어렵다고 느낄 수 있다.

▽김 원장〓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지만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요즘에는 70대 할머니도 전날밤 미국 나스닥시장이 어떻게 끝났느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나스닥시장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도 의견을 말해달라고 한다. 외환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외환은 한 통화를 다른 통화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외국돈을 외환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오 대리〓2000년 실시된 외환자유화조치는 환율과 외환을 일반인들에게 한결 친숙하게 만들었다. 은행 홈페이지에서도 장을 만들어 개인끼리 사고팔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화 보유한도도 없어졌다. 보유금액이 1만달러를 넘으면 국세청에 신고하지만 원론적으로 보면 자유화가 된 것이다.

▽김 원장〓은행에 가서 원화를 달러화로 바꾼다면 원화를 팔아 달러화를 사는 것이다. 달러화를 사고 나서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환차익을 얻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재테크에서도 이익을 보게 되는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큰 수업료를 지불하게 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800원대에서 2000원대로 크게 올라가면서 달러를 비싸게 사는 사람들은 엄청난 손해를 보았다. 환율 급변동의 위험을 피부로 느낀 것이다. 환율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변동한다. 무역수지가 계속 흑자이면 공급이 많아 환율이 내려간다. 해외투자자가 주식을 순매수해도 공급이 늘어나게 된다. 미국 나스닥시장이 폭락했다면 달러화의 수요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70대 할머니가 나스닥시장을 체크하는 것도 환율과 주가를 한꺼번에 연결지어 보려는 것이다.

▽오 대리〓이론적으로는 개인들도 외환거래로 차익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은행은 매입과 매도의 마진차가 25원이나 된다. 하루에 환율이 그만큼 변하지는 않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개인이 하루에 외환거래로 이익을 얻기는 어렵다.

▽김 원장〓주부들이 은행에 가서 달러화를 살 때는 적어도 3∼5개 은행에 환율을 물어보고 가장 유리한 곳을 골라야 한다. 거래금액이 클 때는 고시환율로 하지 말고 얼마까지 할인해줄 수 있느냐고 네고(협상)도 할 수 있다.

▽오 대리〓해외여행을 가는 분들이 의외로 공항에서 환전하는 경우가 많다. 공항 환전소에는 고객이 많아 할인을 받을 수 없다. 그런데 많은 일반인들은 공항 환전소에서 더 할인해 준다고 생각한다. 미리 은행에 가서 바꾸는 게 더 현명하다. 우량 고객은 더 많이 할인해 주니까 주거래은행에서 환전하는 게 낫다.

▽손현승 대한투자신탁증권대리〓통화별로 환율추이를 잘 봐서 유리한 해외펀드에 가입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유로펀드에 투자한 한 고객은 환차익으로 연수익률 150%를 거두기도 했다.

▽오 대리〓은행권의 외화예금은 원화로 가입하면 환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환율안심정기예금은 환율이 일정수준 넘게 변동하면 환차손을 보상해주기도 한다. 보통과 정기예금에 머물러 있던 외화예금이 아주 다양해진 것이다. 점프2000예금은 가입기간과 금액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진다. 하지만 이자율은 대체로 원화예금보다 1∼2% 싼 3.3∼3.7%(1년만기 기준)이다.

▽손 대리〓해외펀드의 경우 외국 운용사가 담당하는 뮤추얼펀드에 고객들이 가입한다. 요즘에는 채권과 옵션을 합성해 원금은 보전하면서 수익률은 더 내는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펀드에 가입할 때는 원화를 달러화 등으로 바꾸기 때문에 환율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점검해야 한다.

▽오 대리〓환율변동을 피하려면 선물환을 활용하면 된다. 3∼8%의 보증금만 있으면 3개월 뒤에 현재의 환율로 달러를 살 수 있는 것이다. 환율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고객들이 이용할 만하다.

▽손 대리〓해외펀드에 가입한 돈을 찾았을 때 환율이 떨어졌다면 외화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가 찾을 수도 있다. 해외펀드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외화예금계좌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또 달러화 펀드에 가입했다가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 유로화 펀드로 수수료를 내지 않고 전환할 수도 있다. 해외펀드 투자가 좋은 또 다른 이유는 환차익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않는 점이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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