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택업계 "예비고객 잡아라"…전담조직 만들어 집중관리

  • 입력 2001년 8월 12일 18시 37분


주택업계에 고객관계경영(CRM) 바람이 거세다.

자사 아파트를 분양받은 고객에게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자금력을 갖춘 ‘예비 고객’을 적극 끌어들이기 위해 전담조직을 만들어 밀착 관리하고 있는 것.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CRM팀을 조직, 여윳돈이 있고 현대아파트 선호도가 높은 우량 고객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대림산업은 6월 사이버아파트 콘텐츠 제공업체인 ‘아이씨티로’와 CRM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관리 프로그램 개발 용역 계약을 30억원에 체결했다.

올 3월부터 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CRM팀을 운영 중인 삼성물산 주택부문의 경우 우수 고객에게 우편물 발송, 텔레마케팅, e메일 등을 정기적으로 발송하고 재즈페스티벌 등 문화행사도 벌이고 있다.

이달 말 서울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백화점 부지에서 분양될 주상복합아파트 ‘갤러리아팰리스’의 분양대행을 맡은 ‘솔렉스’의 경우 서울의 강남 서초 송파 등지의 40평형 이상 아파트입주자 10만명 중 100여명을 선발, 16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7차례에 걸쳐 무료 해외여행을 보내준다. 롯데건설도 9월 서울 여의도에서 분양 예정인 주상복합아파트 ‘캐슬 엠파이어아파트’의 판촉을 위해 유럽 일대의 성(城)을 탐방하는 행사를 검토 중이다. 대우건설은 6월 분양한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의 주상복합아파트 ‘트럼프월드Ⅲ’의 사전청약자 20명을 미국 뉴욕에 보내 고급 아파트를 무료 견학토록 했다.

업체들이 이처럼 CRM을 강화하는 것은 주택보급률이 올라가고 주택시장의 주도권이 소비자에게 완전히 넘어가면서 소비자의 욕구를 밀착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때문.

여기에다 최근 저금리의 영향으로 단기 차익만을 노린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몰려들면서 청약률은 수십 대 1이 넘지만 계약률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반복되자 계약 가능성이 큰 실수요 고객을 집중 관리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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