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고수 주가전망 갈팡질팡

  • 입력 2001년 7월 29일 18시 49분


삼성증권이남우상무
삼성증권
이남우상무
증권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꼽히는 삼성증권의 이남우 상무가 요즘 궁지에 몰려있다. 주가 전망이 너무 안 맞기 때문이다.

올해 초 유동성장세가 왔을 때 그는 ‘Begining of the bull-markek(상승장의 시작)’이란 표현과 함께 대세상승론을 부르짖었다. 시황분석가 사이에 ‘경기회복론’과 ‘시기상조론’이 맞서던 5월에는 “이미 경기는 바닥을 쳤다”며 ‘주가지수 700 돌파설’을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미국 기업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주가가 폭락하자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을 좋지 않게 보고 있다”며 다른 시황전문가들에 앞서 황급히 비관론 쪽으로 바꿨다.

그는 또 하이닉스반도체를 두고 한달여만에 극단적인 낙관론에서 비관론으로 투자의견을 바꿨다. 하이닉스가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앞두고 있던 6월 그는 “DR 발행에 성공한다면 주가는 두배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주가가 액면가의 30% 이하로 폭락한 최근에는 그가 이끄는 팀에서 ‘하이닉스가 죽어야 증시가 산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발표한 것.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내용엔 공감되는 부분도 있지만 한계기업이 죽어야 한다는 주장은 증권가에서 극히 이례적인 것”이라며 그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달 그의 말을 믿고 하이닉스의 주식을 샀다가 큰 손해를 봤다는 한 투자자는 “주가 예측이 어려운 점은 인정하지만 자신의 실수를 사과하지 않은 채 또 다시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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