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국민-주택은행株 "합병은행장 축하 상승쇼"

  • 입력 2001년 7월 26일 18시 33분


26일 국민-주택 합병은행장 결정은 두 은행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두 은행의 주가는 이날 개장 직후엔 종합주가지수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조금 떨어졌다. 그러다가 오전 11시경 합병 발표가 예고되면서 방향을 틀어 4%가량 오른 뒤 오후내내 상승폭을 지켜나갔다. 결국 주택은행은 1100원(4.1%) 오른 2만7900원, 국민은행은 550원(3.41%) 오른 1만6700원으로 거래가 마감됐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모처럼 두 은행 주식을 활발히 사고팔아 두 은행의 전체 거래량중 35%의 물량을 매매했다.

증권가에서는 새로운 CEO에 대한 평가가 주가에 반영됐다기 보다는 합병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풀이했다. 서울증권 여인택 애널리스트는 “합병은행장 선출로 시중은행주식이 전반적으로 상승반전의 계기를 잡은 것은 아니다”면서 “그나마 은행주 중에서는 대기업 여신이 적은 대구 전북 등 지방은행주들이 오늘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은행업종지수는 2.35% 상승했다.

국민 주택은행의 주가는 지난 4월 합병비율이 국민 대 주택〓1.6883대 1로 결정된 이후 줄곧 한 덩어리를 이뤄 움직여왔다. 주가비율이 합병비율과 달라질 때마다 그 틈을 메우는 차익거래가 이뤄졌기 때문.

두 은행 주식은 CEO주가를 얘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주식들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합병은행의 주가는 두 은행장들이 얼마나 보조를 잘 맞춰 합병과정을 잘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30만주+10만주(조건부 보너스)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26일 종가 기준으로 91억6000만원의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난 1998년 8월 29일(당시 주가 3550원) 취임일성으로 ‘월급을 1원 받는대신 스톡옵션을 달라’고 요구해 그해 10월 31일 행사가격 5000원으로 30만주+10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김상훈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3월 18일 취임 때 행사가격 1만3900원으로 5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았으며 26일 현재 평가차익은 2억8000만원가량이다. 하지만 2003년 행사가능시기까지는 변수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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