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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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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가 24일(현지시간)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한 스탠리 오닐(49)이 주인공. 이번 승진으로 2인자 자리에 오른 오닐은 3년 뒤 은퇴 예정인 데이비드 코만스키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부상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오닐이 코만스키 회장을 승계할 경우 미국의 메이저 증권사를 이끄는 첫 번째 흑인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오닐이 주목받는 것은 비단 흑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늘의 자리에 올라서기까지의 과정이 가히 입지전적이기 때문.
파이낸셜타임즈는 그의 프로필을 소개하면서 “노예의 후예”라는 사실을 가장 먼저 밝혔다. 그가 ‘촌구석’인 알라바마에서 태어났을 때만해도 미국에는 인종 차별의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다행히 고교에 입학할 무렵에는 인종 갈등이 약해져 무사히 학교를 마칠 수 있었다.
고졸 경력의 오닐의 첫 직업은 제너럴모터스 공장의 조립공정 말단 직원. 그러다 사내 대학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어 학사 학위를 딴 뒤 하버드비즈니스스쿨(MBA)에 입학하면서 인생의 전기를 맞았다.
졸업후 제너럴모터스의 요직을 두루 거친 그는 86년 메릴린치로 자리를 옮겼다. 오닐은 ‘일을 배우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주변의 평가를 들으며 메릴린치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오닐은 사장에 임명된 뒤 “누군가는 최고가 되어야 하며, 내가 그 최고가 될 수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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