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리포트/서울시 불법주차료 현황]못걷은 과태료만 1대당 15만원

  • 입력 2001년 7월 22일 18시 30분


서울시 25개 구청의 주차장특별회계 총액 4318억원(90년부터 지난해말까지 누계) 중 사용된 금액은 전체의 3분의 1 가량에 지나지 않는다. 다음은 한나라당 이강두(李康斗)이 공개한 현황자료에 나타난 불법주차료와 교통범칙금 백태.

▽3분의 2가 잠자는 돈=주차장특별회계가 조성된 90년부터 누적된 미수납 과태료는 지난해말 3499억원으로 서울시 등록차량(5월말 현재 201만 4537대. 관용 영업용 차량 제외) 1 대 당 15만원 꼴이다.

뿐만 아니라 각 구청은 지난해 말까지 누적된 서울시 전체 주차장특별회계 결산액 4318억원 중 1532억원을 특별회계 조성 목적인 주차시설 건설과 주차단속 등 행정경비에 사용했을 뿐이다. 2791억원은 금고에서 잠자고 있는 셈.

이는 99년 2556억원에서 9.1% 늘어난 것으로 불용액 누적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특별회계 조성후 누적된 이자만 544억원에 이를 정도이다.

▽과태료 수입도 부익부 빈익빈=지난 한해 25개 구청의 불법주정차 과태료 수입은 5억3400만원(금천구)∼60억700만원(서초구)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상류층이 많은 서초구와 강남구(50억8000만원)가 과태료 수입 1,2위를 차지했고 이어 영등포 종로 중구 송파 마포 동대문구 등이 30억원대 이상의 과태료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북 강동 서대문 금천구 등은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과태료 수입을 올렸다. 불용액 규모는 과태료 수입에 대체로 비례했다. 과태료 수입이 많은 구일수록 쓰지 못하고 남은 돈이 많았던 것.

서초구가 290억400만원으로 가장 불용액이 많았고, 영등포 마포 용산 종로 동대문 강남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중랑(27억300만원) 도봉(26억9300만원) 금천구(16억2700만원) 등은 불용액 규모가 적었다.

한편 미수납액이 가장 많은 구는 중구로 331억2400만원이었으며, 서초 영등포 강남 동대문구 등도 미수납액이 모두 2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원 이상 탄 전문 신고꾼 109명= 교통고발신고포상금제 실시 결과 실제로 전문신고꾼이 적지 않게 포상금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도가 도입된 3월10일 이후 5월말까지 경찰청은 93만1547건의 신고를 받아 이중 12만5643건에 대해 모두 3억7700만원을 지급했다.

포상금 신고자 중 최고액을 수령한 사람은 1529만여원을 받았다. 이 사람의 경우 건당 포상금이 3000원인 점을 감안하며 모두 5097건을 신고한 것. 이밖에 500만원 이상 5명, 100만원∼500만원의 포상금을 올린 사람도 104명이나 됐다.

▽서울시 해명 및 대책=서울시 관계자는 "주차장특별회계를 쓰려고 해도 주차장 부지를 찾기 어렵고, 주민들의 반대도 심해 불용액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별회계를 주차장 건설 뿐만 아니라 감시 카메라 구입 등 교통체증 완화를 위한 다른 사업에 쓸수 있도록 계속 건설교통부에 요구했으나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서울시는 특별회계 운영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합리적인 운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거주자우선주차장 등 주택가의 주차장 건설을 늘리고 공용주차장 요금 인하 등의 방법으로 시민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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