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화학올림피아드 금메달 이준화양

  • 입력 2001년 7월 18일 18시 19분


“화학이 결코 혼자서 책 읽으며 하는 학문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어요. 교수님을 비롯해 똑똑한 친구들과 어려운 문제에 대해 토론하면서 저도 시야를 많이 넓혔습니다.”

최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제33회 국제화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 여학생으로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이준화(18·경기과학고 3년·사진) 양은 금메달의 비결을 친구와 스승들에게 돌렸다. 교수들이 직접 가르친 화학 계절학교에서 ‘영재급’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면서 실력이 쑥 올라갔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2년만에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 양이 이번 대회에서 만난 외국 학생들의 공부 방법은 많이 달랐다.

“한국과 중국 학생들은 이론 공부를 먼저 합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 학생들은 실험부터 먼저 하죠. 우리는 이론에서 나온 결과를 얻기 위해 실험을 하는데, 유럽 학생들은 실험 결과로부터 이론을 끌어냅니다. 심지어 집에 실험실이 있는 미국 학생들도 있었어요.”

특히 이 양은 외국 학생들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지 예전에는 몰랐다고 강조했다. 대회기간중 관광 시간에는 자고 대신 밤에 공부하는 학생도 있었고, 한 영국 학생은 대학교 2학년 수준의 화학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우리만 공부를 열심히 하는 줄 알았고, 때때로 지치기도 했죠. 그러나 이번에 외국 학생을 만나면서 학문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시 잡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양은 실험을 통해 눈으로 직접 변화를 볼 수 있어 화학을 좋아한다. 부친인 이종철 삼성서울병원장의 ‘과학자의 피’를 이어받은 이 양의 꿈도 생화학자. 이를 위해 이 양은 이미 수시모집으로 성균관대 의대에 진학했다.

“의사보다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 의대에 갔습니다. 의대에서 인간의 몸을 배운 뒤 대학원은 다시 화학이나 생물학과로 갈 거예요. 몸과 화학을 모두 아는 과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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