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문학축구장 '교통대란' 오나

내년 월드컵 경기가 열릴 인천 문학종합경기장이 입지 부적격으로 만성적인 교통 대란을 겪게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12월 완공 예정인 인천 남구 문학동 문학종합경기장(종합경기장, 보조경기장, 야구장)은 정문 앞으로 왕복 6차선 도로(시외버스터미널∼학익 신동아아파트)가, 동쪽 옆으로는 왕복 8차선 도로(선학지하차도∼석바위)가 각각 지나고 있다.

그러나 왕복 8차선 도로의 경우 경기장 구간이 왕복 4차선 고가도로여서 사실상 왕복 4차선에 불과하고 경기장 주차장(4559대 수용) 출입구가 이들 도로가 교차하는 사거리에 가까워 경기가 있을 때마다 수천대의 차량이 몰려 교통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기장으로부터 반경 1㎞안에 시외버스터미널 및 신세계백화점, 킴스클럽, 순복음교회 등 대규모 교통량을 유발하는 다중시설물들이 있어 평소에도 경기장 사거리는 교통 혼잡이 심한 지역이다.

여기에 경기장 맞은편에 조선시대 지역 행정기관이었던 인천도호부 청사가 복원공사를 마친 뒤 10월경 일반에 공개되면 교통체증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기장 일대는 체육시설과 문화공간이 함께 하는 ‘인천의 명소’가 아닌 만성적인 ‘교통지옥’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경기장을 도심 한 가운데 있는 문학산을 깎아내 짓는 시의 근시안적 안목 때문에 빚어진 것. 더욱이 문화유적지가 많고 도심에 위치, 시민들에게 쾌적한 자연공간을 제공하기 보다는 문학산을 파헤쳐 도심 자연환경까지 파괴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인천시의회 신맹순(申孟淳) 의원은 “도심 산을 허물어 경기장을 짓는다는 발상부터 크게 잘못됐다”며 “교통지옥이 우려돼 수차례에 걸쳐 경기장 위치를 변경할 것을 건의했으나 시가 묵살했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에대해 “인천지하철 문학경기장역이 있고 경기장 3∼4㎞ 인근에서 입장권을 소지한 관람객만 통행을 허용시키는 ‘통제존’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문학경기장 인근에 교통혼잡을 예방하기 위한 일방통행로를 운영할 계획이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