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이런 찬사를 보낸 정치가가 있었으니 정(鄭)나라 재상이었던 자산(子産·BC 585?∼522년)이다. 춘추시대 말기 혼란기를 겪은 정치가로서 탁월한 내치 개혁와 능숙한 외교 수완으로 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약소국을 정치의 모범으로 만들었다.
이 대하소설은 중국 역사소설의 대표 작가로 꼽히는 일본의 미야기타니 마사미츠(宮城谷昌光)가 먼지 묻은 역사에서 되살려낸 자산의 일대기를 담은 역작이다. 지난해 일본 고단샤(講談社)에서 출간되어 화제가 됐다.
고대 사료와 종횡으로 넘나들며 재구성한 자산의 치적은 오늘의 한국 정치인들도 배울 점이 많다. 각종 내정모순을 극복하고 토지와 부세 제도를 과감히 바꾸어 백성의 생활을 안정시킨 것 같은 현실적인 개혁 정책이 다수 제후국들의 강압적으로 시행한 ‘말 뿐인 개혁’과 대비된다.
명분과 실리의 정교한 줄타기를 통해 대국의 정치적 경제적 압력을 극복하는 지혜, 냉철한 정세인식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에 바탕을 둔 정치력 등도 난세를 극복한 현인으로부터 배울 덕목이다. 이정환 옮김, 원제 ‘子産’(2000년).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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