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게 이렇군요]野 총재단회의 '안보 공방'

  • 입력 2001년 6월 19일 18시 45분


19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와 총재단회의에선 북한 선박의 영해 및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대한 대처를 놓고 보수 진보 성향의 의원들 사이에 논란이 벌어졌다.

의원총회에서 김원웅(金元雄) 의원은 “영해 침범 사태에 지나치게 강경하게 대처하면 남북관계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며 “눈앞의 국민정서를 자극하는 데 급급하면 자칫 통일을 원치 않는 세력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 당이 집권하면 냉전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말이 많다”며 “당 총재께서 분단 국가의 정치 지도자로서 깊은 고뇌를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일부 의원들이 “그런 얘기는 뭐하러 하느냐”고 소리쳤고 김용갑(金容甲) 박재욱(朴在旭) 박창달(朴昌達) 의원 등 7, 8명의 의원은 “나가자”며 퇴장했다.

이에 앞선 총재단회의에서도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는 “연평해전이나 남북한 국방 예산 격차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안보가 그렇게 사정없이 짓밟힐 정도는 아니다”며 “그런데 우리 당이 마치 안보가 무너지기나 하는 듯이 지나치게 하면 잃는 것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순봉(河舜鳳) 부총재는 “이번 영해 침범 문제에 한정해서 지적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도 “남북관계 진전과 별개로 안보 문제에 대해선 단호한 방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한편 이부영 부총재와 김원웅 의원은 총재단회의 직전 김부겸(金富謙) 조정무(曺正茂) 의원 등 당내 개혁 성향의 의원들과 만나 영해 침범 사태에 대한 당의 대응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당 지도부에 신중한 대처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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