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기생 매창 문학전집 발간

  • 입력 2001년 6월 8일 21시 36분


“이화우(梨花雨) 흩날릴제 울며잡고 이별한 님,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나를 생각는지, 천리(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하더라”

전북 부안 문화원(원장 김민성·金民星)이 조선 중기 기생 출신 문인으로 황진이와 쌍벽을 이뤘던 매창(梅窓·본명 이계생·李桂生·1573∼1610)의 시와 평론,관련 논문 등을 모은 ‘매창 전집’을 8일 출간했다.

이 책은 852쪽 분량으로 인습과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주옥같은 시를 남긴 매창의 삶과 문학정신을 기리고 부안군이 부안읍 봉덕리의 매창무덤 주변에 5000여평에 규모로 새로 조성한 매창문화공원의 준공을 기념해 출간됐다.

이 책에는 부안 출신 신석정(辛夕汀)시인이 대역한 그의 한시 54수와 소설가 정비석(鄭飛石)씨의 ‘기생의 역사’와 ‘부안기 계생’ ‘부안읍 매창묘소 답사기’,허미자 성심여대 교수의 ‘매창의 시와 생애’, 김형주씨(전직 교장)의 ‘이매창의 생애와 문학’, 김민성원장의 ‘매창과 허균(許筠·1569∼1616)사이’ 등이 실려 있다. 김원장은 “매창은 완고한 봉건 인습과 기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로 풀어야 했던 뒤안길의 여류시인이며 부안사람들의 영원한 여인상이다”며 “흩어져 있는 매창 관련자료를 한데 모은 전집 출간을 계기로 매창문학이 재조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안사람들은 그동안 매창 무덤이 있는 곳을 ‘매창뜸’이라 불러왔고 그가 죽은지 45년 뒤인 1665년과 1917년에 각각 추모비를 세웠다.

그의 한시집은 1668년 개암사(부안군 상서면) 승려들에 의해 목판으로 출간돼 간송문고와 미국 하버드대 도서관에 한권씩 보관돼 있다.

<부안〓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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