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항공기 여행-좌석 등급따라 서비스 '하늘과 땅'

  • 입력 2001년 6월 3일 18시 29분


◇항공기 여행 뭐가 어떻게 다를까

여객기는 좌석등급에 따라 대우가 크게 다르다. 좌석 등급정보는 이코노미클래스를 타더라도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된다.

▽서비스 차이〓서비스 승무원부터 다르다. 퍼스트클래스의 경우 B747-400이 꽉 찼을 때 기준으로 승무원 1명이 맡는 승객이 4명, 비즈니스는 10명, 이코노미는 50명 꼴. 또 통상 퍼스트 클래스 근무자는 경력 5년 이상이다. 초년병이 타기도 하지만 보조 서비스만 한다.

퍼스트석의 경우 철갑상어알, 거위간, 송로버섯 등이 전채 요리로 제공되며 고급 샴페인과 와인을 선택할 수 있다. 식사 시간을 승객이 조정할 수도 있다. 다른 좌석은 주어진 시간에 한정된 메뉴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퍼스트나 비즈니스석은 탑승 수속이 빨리 끝나며 탑승 전에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자리 배정의 원칙과 예외〓원칙은 공항 도착순 배정. 그러나 빨리 온다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한쪽에 승객이 몰릴 경우 무게 균형이 맞지 않아 비행기가 뜰 수 없으므로 한 사람을 객실 왼쪽 앞 부분에 보내면 다음 사람에겐 대각선 쪽인 뒷좌석이 배정된다. 예약 때 좌석을 지정할 수 있지만 예약 기준 선착순 원칙이 적용된다.

또 24개월 미만 유아를 동반한 승객들에게 영화 스크린 앞자리를 배정한다. 유모차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예약 때 아기 동반임을 알려야 한다.

할인 요금이 적용되는 단체손님은 일반적으로 엔진과 가까운 비행기 뒷부분으로 모아 배정한다.

▽어떤 좌석이 있나〓일반적으로 퍼스트, 비즈니스, 이코노미 클래스로 분류된다. 일부 항공사가 달리 부르기도 하지만 개념은 같다.

1등석인 퍼스트클래스는 엔진 소음이 적은 조종석 바로 뒤편에 통상 16석(B747-400 기준) 정도 있다. 앞좌석과의 간격이 83인치(2.1m)로 다리를 쭉 뻗고 누울 수 있다.

비즈니스클래스는 80년대 이후 국제 비즈니스맨들을 위해 설치됐다. 에어프랑스에서는 비즈니스석을 ‘에스파스 아페르(일하는 사람의 공간)’라고 부른다. 앞좌석과의 간격이 50인치(1.27m)다.

이코노미클래스는 B747-400(전체 좌석 384석) 기준으로 310석이며 맨 뒤에 있다. 앞좌석과의 간격이 34인치(86㎝)에 불과하다.

퍼스트석보다 한 등급 위로 등받이가 180도 젖혀지는 침대형인 ‘프리미엄 퍼스트클래스’와 이코노미와 비즈니스석의 중간인 ‘월드 트래블러 플러스석’을 별도 운영하는 항공사도 있다.

가격은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 왕복을 기준으로 이코노미 110만원, 비즈니스 295만원, 퍼스트 483만원, 프리미엄퍼스트 531만원이다.

◇대한항공 이화진 사무장

항공기 승무원 경력 12년차인 대한항공 이화진 사무장(33·사진)은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 승객을 보면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적 상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석보다 2∼5배 요금인 고급 좌석에 탄다는 것은 그 승객의 직장이나 직종이 잘 나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5년 전만 해도 대기업 임원 대부분이 퍼스트클래스를 탔어요. 외환위기 이후에는 사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임원들이 비즈니스로 내려왔습니다.”

이사무장은 최근 1∼2년 사이에는 젊은 벤처 기업인들이 고급 좌석을 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코스닥 시장 호황으로 돈을 많이 번 벤처 기업인들이 자주 해외 여행을 나가면서 빚어진 현상.

“벤처 열풍이 식으면서 고급 좌석에 젊은 기업인이 많이 줄었어요. 대신 잦은 해외 여행으로 마일리지를 누적한 학생들이 등급을 올려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VIP 중에도 이코노미 좌석을 타는 사람이 있다고 이사무장은 귀띔한다. 이들은 가족과 함께 조용하게 해외 여행을 나가는 사람들로 왠지 호감이 간다고 한다. “유명 국회의원이 가족과 함께 이코노미석을 탄 적이 있는데 다른 승객들도 의아해 했습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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