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금감원 문홍순 국장 사직

  • 입력 2001년 5월 31일 23시 33분


금융감독원 문홍순(文弘淳·53)비은행검사 2국장이 29일 사표를 내고 퇴직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직 금감원 국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낸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

문국장은 사직 이유에 대해 “지치고 힘들어 쉬고 싶다”고만 밝혔으나 주위에서는 최근 변화된 금감원의 위상에 따른 마음고생과 개정된 공직자윤리법이 6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취업 제한에 걸리기 전에 서둘러 사표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 공직자는 퇴직전 3년 이내에 담당한 업무가 취업 제한 기업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경우 원칙적으로 해당 업체에 2년간 취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감원의 경우 취업제한 대상이 임원에서 국장, 팀장급인 1,2급까지로 확대된 것이 문국장 사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출신으로 증권 감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문국장은 평소 성실한 업무 태도로 ‘일 벌레’로 통했으며 최근 금감원 조직 개편 파동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48년생으로 관례대로라면 내년에 퇴직 대상이 되는 문국장은 남은 1년동안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느니 떠나자는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감원내 문국장처럼 조기 퇴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문국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공석이 된 비은행검사2국장 직무를 부국장이 대행토록 할 계획이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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